창작 뮤지컬 ‘천국의 눈물’ 작곡 美프랭크 와일드혼 씨 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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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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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있다면 관중 반응은 나라 안 가려”

자신이 곡을 쓴 한국 창작뮤지컬 ‘천국의 눈물’ 개막에 맞춰 내한한 미국 작곡가 프랭크 일드혼 씨.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자신이 곡을 쓴 한국 창작뮤지컬 ‘천국의 눈물’ 개막에 맞춰 내한한 미국 작곡가 프랭크 일드혼 씨.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땅딸막한 키에 어깨 소매가 터질 듯 살이 오른 중년의 사내는 첫 휴가를 앞둔 이등병처럼 신이 난 표정이었다. 특히 국내에서 큰 성공을 거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와 ‘몬테크리스토’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 씨(52). 그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1일 막을 올리는 한국의 창작뮤지컬 ‘천국의 눈물’ 개막을 앞두고 방한했다. 음반 프로듀서 김광수 씨와 뮤지컬제작자 설도윤 씨가 3년여간 공들인 야심작에 그는 작곡자로 참여했다.

3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만난 그는 “스스로 굉장한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내 작품에 큰 지지를 보내줬다. 한국 관중과 뮤지컬이라는 큰 모험을 함께 하고 있다. 좋은 인연이 오래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국뿐 아니라 스페인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 세계 곳곳에서 작품 활동을 해왔지만 아시아에서 완성된 작품을 무대에까지 올리는 것은 한국이 첫 번째. 올 5월에 일본 도쿄에서 올리는 ‘미치코’라는 작품이 두 번째가 될 예정이다.

그는 한국과 인연이 있다. 최근 작고한 아버지가 6·25전쟁 참전용사였다고 했다.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한 ‘천국의 눈물’ 작업을 할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한국과 인연이 더욱 남다르게 느껴진다고 그는 말했다.

서구와는 문화가 다른 아시아에서 창작을 하는 게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음악은 사랑과 마찬가지로 국경이 없다는 게 내 철학이다. 열정적으로 작업하고 연기자들이 열정적으로 연기한다면 어느 나라 관중이든 같은 느낌으로 반응한다”고 말했다.

한국 배우들에 대해선 감정이 풍부하며, 힘이 넘치는 목소리를 지닌 점에서 미국 배우들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일본에서도 내 작품이 많이 공연돼 일본 배우들과도 친한데 그들도 한국 배우들의 놀라운 성량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의 이름을 한국에 알리는 데는 배우 조승우 씨의 힘이 컸다. 조 씨가 주연한 지킬 앤 하이드는 2004년 초연 이후 매번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와일드혼 씨는 “조승우의 연기가 훌륭하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들었지만 한 번도 직접 보질 못했다. 이번 주 그의 공연을 처음 보러 간다”며 세뱃돈 받을 꿈에 부푼 소년처럼 웃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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