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시달릴 대로 시달리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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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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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한 9단 ● 원성진 9단
본선 8강 1국 7보(130∼168) 덤 6집 반 각 3시간

흑은 37까지 좌변 백 진에서 탈출하기 위해 틀을 잡아나간다. 백 진이 워낙 넓어 탈출 자체는 어렵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백은 흑을 조금씩 갉아 내거나 백 집을 야금야금 늘릴 것이다.

백 38, 40으로 씌운 수가 선수. 백으로선 기분 좋은 곳이다. 흑 41은 눈물겨운 방어. 좌변에서 흘러나온 흑 대마를 보강하면 좋으련만 흑 41을 두지 않을 수 없다. 만약 흑이 손을 빼 백이 41의 자리에 두면 흑은 우변에 잡아놓은 백과 수상전을 벌여야 한다. 수상전은 흑이 이기지만 일일이 놓고 따내야 하기 때문에 집으로 엄청난 손해다. 역끝내기로 12집 정도니까 실제론 25집이나 되는 곳이다.

백 38, 40은 우변에 대해 선수이면서 좌변 흑의 퇴로를 멀리서 막는 역할도 하고 있다. 여기에 백 42로 하변 백 집은 크게 불어날 기세다.

최철한 9단은 흑의 숨통을 서서히 옥죄고 있다. 흑이 더욱 골치 아픈 건 우변 백을 잡은 중앙 흑이 아직 완벽하게 산 모양이 아니라는 것. 좌변 흑이 탈출하는 과정에서 중앙 흑이 자꾸 약해지고 있다.

백 54가 바로 그 약점을 노린 수. 참고도 흑 1, 3으로 뚫고 나가는 것은 백 10까지 우변 백과 중앙 흑이 수상전을 해야 한다. 흑은 잡더라도 득이 없는데 잡기도 쉽지 않다. 백에게 시달릴 대로 시달린 원성진 9단은 백 168을 보고 돌을 던졌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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