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기세와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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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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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춘규 3단 ● 허영호 7단
본선 16강 7국 총보(1∼143) 덤 6집 반 각 3시간

마지막 수인 흑 143 때 백이 계속 하변 흑을 잡으러 가면? 백 2, 4로 파호하는 것이 유일한 수단인데 흑 5, 7로 끊으면 대책이 없다. 백의 포위망이 속수무책으로 뚫린다.

전체적으로 백이 잘 둔 바둑이다. 최근 허영호 7단의 상승세를 그대로 반영한 한 판이었다. 바둑이 잘될 때는 손발이 척척 들어맞는 것처럼 포석 전투 끝내기 등 모든 것이 다 잘된다.

이땐 마음속에 자신감이 가득 찬다. 누구도 두렵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주저하지 않는다. 자신을 믿고 자신이 본 대로 두면 된다.

우상에서 백 76, 78로 나와 끊은 것이 백의 패착이었다. 이 수로는 124의 자리에 둬 흑 두 점을 먼저 잡아뒀으면 형세가 나쁘지 않았다.

백의 과속을 허 7단은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다. 최근 그의 충실한 기량을 여실히 보여줬다. 흑 89, 91로 백을 올가미 안으로 몰아넣었다. 이후는 어쩌면 둬보나 마나 한 수순이었다고 할 수 있다. 흑은 한 번도 백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우변에서 패를 내면서 완벽히 승기를 잡았고 하변 흑을 위협하는 백에게 굴하지 않고 승부를 마무리지었다. 이춘규 3단이 기세충천한 허 7단을 누르기에는 역량이 부족했다. 127·133…67, 130…64. 소비시간 백 2시간 59분, 흑 2시간 23분. 143수 끝 흑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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