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소통]반가사유상인가? 쫄바지 청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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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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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위트 넘치는 백민준 ‘樂’전…고달픈 현실 재치 있게 비틀어

보는 순간 웃음이 터진다. 근엄한 반가사유상으로 알고 다가섰는데 빨간 쫄바지를 입은 백수 청년이 꼬마 의자에 앉아 막대사탕을 들고 있다. 작가는 사탕의 달콤함에 빠져 자신의 우울한 현실을 잠시 잊어버린 청년을 ‘반가감유상(半跏甘惟像·사진)’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 옆에는 중국집에서 일하는 노란 티셔츠의 ‘철가방’ 청년이 백학 위에 사뿐히 올라타 있고 밥상에 오를 준비를 마친 굴비 세 마리는 하늘을 나는 용처럼 당당한 풍모로 한 두름에 엮여 있다.

24일까지 서울 마포구 서교동 갤러리 잔다리에서 열리는 백민준 씨(35)의 ‘樂’전은 제목 그대로 관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전시다. 첫 개인전이지만 고달픈 현실을 비틀어 재해석한 위트와 유머는 녹록지 않다.

작가는 평범한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람과 동물, 미키마우스와 ‘ET’ 등 낯익은 만화와 영화 속 주인공을 신선으로 격상시켜 13선인을 선보인다. 삶을 바라보는 긍정적 시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상상력, 정교한 솜씨로 완성된 작품이 어우러지면서 편안한 재미를 느끼게 한다. 02-323-4155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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