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쑥쑥!…책, 동심을 만나다]양지꽃이 활짝 필 때까지 견뎌야 할 것들

동아일보 입력 2010-09-30 03:00수정 2010-09-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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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 양지꽃/한정영 글·문정희 그림/56쪽·1만 원/가교출판
“쳇, 예쁘면 뭐해요. 친구들은 모두 들판이랑 울타리 아래에 옹기종기 모여 피었는데 나만 친구 하나 없는 언덕에 피었잖아요.”

때는 이른 봄. 얼어붙었던 땅 위로 새싹이 앞 다퉈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그 가운데 사자바위 언덕에 모습을 드러낸 양지꽃 아가씨. 뾰로통해 있던 양지꽃은 “예쁜 얼굴 뽐내보렴”이라는 할머니의 말에 이렇게 쏘아붙였다. 햇볕이 잘 드는 언덕에 있는 게 좋다고, 옮기고 싶으면 좀 더 자란 뒤에 옮기라고 할머니가 타일러 보지만 양지꽃은 말을 듣지 않는다.

그 모습을 본 굴뚝새가 양지꽃을 유혹한다. 이파리 몇 개만 주면 저 아래 싸리나무 울타리 아래로 옮겨주겠다는 것이다. 할머니는 “그러다 줄기에 생채기가 난다”며 굴뚝새를 나무라지만 양지꽃은 굴뚝새의 말에 귀가 솔깃해졌다.

할머니가 언덕을 떠나자 양지꽃은 굴뚝새의 도움을 받아 싸리나무 아래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다 뿌리 몇 가닥이 끊어졌고 줄기에 생채기도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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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하루하루 지나면서 양지꽃의 이파리는 시들었고 꽃잎은 가뭇가뭇해졌다. 싸리나무 울타리가 햇볕을 가렸기 때문이다. 꽃샘추위가 찾아왔다. 찬바람이 불자 상처 난 줄기는 쑤셨고 굴뚝새가 건성으로 심어놓은 뿌리는 통째로 달싹거렸다.

양지꽃은 옮겨온 것을 후회하면서 두려움에 떨다 잠이 들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따사로운 햇살이 얼굴 위로 쏟아졌다. 할머니가 처음 태어났던 언덕으로 옮겨 준 것이었다. “이제 곧 상처도 아물고 키도 쑥쑥 자랄 테니 염려하지 말거라.” 할머니는 양지꽃을 토닥거렸다.

저자는 “아름다운 꽃으로 활짝 피어날 때까지 홀로 언덕에서 지내야 하는 외로움의 시간들이 양지꽃 아가씨에게는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더 크고 보람 있는 꿈을 위해선 당장의 지루함을 견뎌야 한다”고 말한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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