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흑이 공배를 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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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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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성진 9단 ● 주형욱 5단
본선 16강 3국 3보(43∼65) 덤 6집 반 각 3시간

흑 45는 정수. 이렇게 틀을 잡아야 쓸데없는 가일수를 피할 수 있다. 그러나 백 48이 기분 좋다. 중앙에 집 모양을 만들면서 상변 흑세를 견제한다. 백 50으로 중앙에 제법 알토란 같은 집이 생겼다.

백의 의도와 상관없이 흑은 여전히 실리 작전을 고수한다. 흑 51 이하는 실리를 차지하는 전형적 수법. 대신 백 58로 부풀어나는 좌변 백세는 흑 59, 61로 가볍게 삭감하는 것으로 대응한다. 아직 반상이 어수선하다. 정리되지 않은 곳이 많고 돌들이 띄엄띄엄 놓여 있어 앞으로 변수가 많다. 물론 백의 두터움이 흑의 실리를 앞서고 있어 흑의 적극적 반면 운영이 필요하다.

백 62 때 흑 63으로 공배를 둔다. 공배는 비능률 혹은 헛수와 동의어인데…. 일본에서 유명한 ‘공배의 묘수’처럼 흑 63에도 어떤 깊은 뜻이 숨어있는 걸까.

흑 63을 게을리하면 참고도 백 2로 젖히고 백 4, 6으로 흑의 눈 모양을 완전히 빼앗는 수가 있다. 흑은 후수로 연결해가야 하는 점이 기분 나쁘다. 손 빼자니 께름칙하고, ‘가’로 받아주자니 왠지 밀리는 듯하고…. 이런 심정에서 태어난 것이 흑 63이다. 추후 ‘나’의 약점도 노리고 있다.

흑의 심사는 복잡했지만 백으로선 64로 뻗는 자세가 힘차다. 여전히 백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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