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오늘날의 일상…부산-서울 현대미술축제

동아일보 입력 2010-09-14 03:00수정 2010-09-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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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삶을 되돌아보면…11월 20일까지 ‘부산비엔날레’
2010부산비엔날레는 ‘진화속의 삶’을 테마로 개인의 삶과 인류의 진화라는 두 개의 축에 자리한 국내외 작가의 작업을 선보였다. 자독벤데이비드의 ‘진화와 이론’은 진화의 관련된 이미지를 모은 설치작품이다. 부산=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광주에 이어 부산과 서울에서도 비엔날레가 개막했다. ‘신뢰’를 테마로 한 제6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는 인문사회학적 관점에서 미디어가 현대인의 삶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진화 속의 삶’을 화두로 삼은 2010부산비엔날레는 총체적 인류의 진화와 개인적 삶이 어떻게 교차하는지를 탐색한다. 급변하는 오늘날의 삶을 성찰하는 현대미술의 두 축제를 소개한다.》
이스라엘 작가 자독 벤데이비드의 ‘진화와 이론’과 일본 작가 무라오카 사부로의 ‘체온’은 2010 부산비엔날레의 화두를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진화와 이론’은 진화과정을 250점의 조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유구하게 이어진 총체적 인류의 삶을 환기시킨다. 이와 달리 ‘체온’은 개인을 주목한다. 암 투병 중인 81세 작가는 자기 체온을 측정해 금속통에 봉인시켰다. 관람객이 직접 만져야 ‘감상’이 가능한 이 작품은 차가운 금속에서 온기를 느끼는 체험을 통해 불멸에 대한 존재의 갈망을 엿보게 한다.

11일부터 11월 20일까지 열리는 부산비엔날레는 ‘진화 속의 삶(Living in Evolution)’이란 테마로 23개국 작가 72명의 158점을 선보였다. 아주마야 다카시 전시감독은 “우리는 개별적 삶을 살면서 동시에 장구한 진화적 시간의 축을 살아간다”며 “인류의 지적 진화와 개인적 삶이 교차되는 지점에서 드러난 문명과 삶의 모습을 조명하려 했다”고 말했다.

본전시가 열리는 부산시립미술관에 들어서면 건물 내부가 문신을 한 듯 벨기에 작가의 테이핑 벽화로 덮여 있어 모든 것은 이어져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곳에선 작가 자신과 친구의 사진에 낙서한 것 같은 아르눌프 라이너의 ‘오버 페인팅’ 연작, 동물의 척추처럼 140개의 부싯돌을 공중에 매달아 놓은 제임스 그레이엄의 ‘가사상태 6’, 멸종된 곤충을 캡슐에 담은 듯한 앨러스테어 매키의 조각을 전시 중이다. 슬픈 기억과 경험을 어떤 방식으로 극복할 것인가라는 ‘감정의 진화’를 다룬 작품도 있다. 홀로코스트를 겪은 어머니의 개인사를 추적한 이샤이 가르바즈의 사진연작 ‘어머니의 발자취를 따라서’, 베트남전에서 공포의 대상이었던 헬리콥터가 농사용으로 변신한 과정을 보여준 딘큐레의 영상설치작품이 인상적이다. 요트경기장 계측장에서는 이기봉과 야노베 겐지 등의 설치작품이 전시되었으나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작품끼리 충돌하는 느낌도 주었다.

“대중 접근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이두식 운영위원장의 설명대로 전반적으로 쉽게 다가설 만한 작품이 많다. 또 전시감독의 취향을 반영한 듯 일본 작가의 대형작품이 눈에 띄었다. 4000∼7000원. www.busanbiennal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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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화려한 말잔치, 믿어도 될까…11월 17일까지 ‘미디어시티서울’

‘미디어시티서울2010’은 ‘신뢰’를 화두 삼아 인문학과 사회학적 관점에서 미디어 매체의 특징을 살펴본 전시다. 수천 개의 마이크로 이뤄진 실파 굽타의 ‘노래하는 구름’은 역사의 충돌과 인간의 욕망을 다루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제6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인 ‘미디어시티서울2010’의 시작과 끝에는 뉴스가 자리한다. 서울시립미술관 전시장에 들어선 순간 한 여성이 다가와 말을 건넨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있으니 그날의 신문 머리기사 제목을 다시 한 번 말하더니 “이것은 새롭다―티노 세갈”이라고 끝맺는다. 올해 광주에도 퍼포먼스 작품을 선보인 티노 세갈의 작품이다. 전시의 마지막엔 방송앵커의 멘트를 토막토막 자르고 이어 허구적 맥락의 ‘뉴스’를 만든 김범의 작품이 선을 보인다.

‘신뢰’를 테마로 삼은 이번 비엔날레는 이들 작품을 통해 ‘오늘날의 미디어는 믿을 수 있는가’란 질문을 파고든다. 올해는 김선정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총감독을 맡아 11월 17일까지 21개국 45개 팀의 작품 60여 점을 선보였다. 김 감독은 “신뢰나 믿음이 유효하지 않은 단어로 느껴지는 시대, 미디어가 어떻게 우리 일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살펴본 전시”라고 말했다. 현실과 가상, 픽션과 다큐멘터리가 혼재된 전시는 사진과 영상이 주류를 이루지만 예년과 달리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뉴미디어에 집중하기보다 인문사회학적 관점으로 미디어에 접근했다.

전시장 초입에 자리한 세라 모리스의 84분짜리 영상 ‘베이징’은 세련된 화면과 음악이 어우러지며 관객의 발길을 잡는다. 2008년 올림픽이 열린 도시를 무대로 외부에 보이기 위한 치장과 그 이면의 일상을 탐색한다. 수천 개의 마이크가 한 덩어리를 이룬 실파 굽타의 설치작품, 공산주의를 상징하는 동상이 의미를 잃는 과정을 환기시킨 데이만타스 나르케비치우스의 영상작품, 중국이 세계를 지배한 미래를 배경으로 작가 자신이 중국어로 마르크스 동상을 향해 증오감을 표출하는 라이너 가날의 작품도 흥미롭다.

미술관에 이웃한 이화여고 심슨기념관을 무형의 전시물로 채운 조덕현의 ‘허스토리뮤지엄’(herstory museum·여성사박물관) 프로젝트도 인상적이다. 4개의 방에는 100여 명의 여성을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구성한 설치작품이 전시되어 여성의 삶과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만든다.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룬 데다 영상 작품이 많아 시간을 두고 차근하게 감상할 것을 권한다. 무료 관람. www.mediacityseoul.org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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