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4회 국수전…백, 배짱을 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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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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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재호 3단 ● 김지석 7단
본선 16강 2국 4보(66∼85) 덤 6집 반 각 3시간

백은 우변 전투에서 물러서는 순간 진다. 유일한 보고인 중앙 백 진이 깨지면 백약이 무효다. 백 66의 강력한 젖힘에는 이 같은 백의 절박함이 깃들어 있다.

백 74까지 유재호 3단은 마지노선을 지키는 심정으로 버티고 있다. 백 74는 선수. 참고도 흑 1로 끊으면 백 6까지 흑이 잡힌다. 그래서 흑 75, 77은 정수.

김지석 7단은 우변 싸움에서 손을 빼 흑 79로 잽을 날린다. 이런 수가 은근히 상대를 괴롭힌다. 무시하자니 후속타가 두렵고, 받아주자니 공연히 한 방 먹은 거 같아 억울하다. 그래도 후속타를 맞는 것보단 억울한 게 낫다. 백 80으로 받은 것이 최선.

흑 81, 83은 실리로도 크고 백의 공배를 채우고 있어 백의 행마를 어렵게 한다. 수를 놓을 때 흑이 기분 좋은 경우가 많을 걸 보면 흐름은 확실히 흑 편이다.

백 84. 유 3단은 결단을 내렸다. 중앙 백 진은 뒷맛이 매우 좋지 않다. 여기를 보강하는 것이 정수지만 지금 지키는 정도로는 흐름을 뒤바꿀 수 없다. 그래서 백 84로 틀어막아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한다.

김 7단의 짙은 눈썹이 꿈틀한다. 이렇게 배짱을 부리는 상대에겐 제대로 뜨거운 맛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속기인 김 7단이 5분 가까이 투자해 흑 85를 놓았다. 백 중앙이 무사할 수 없으리라는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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