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4차원 코믹 뮤지컬 ‘스팸어랏’ 감상 3가지 키워드

동아일보 입력 2010-09-09 03:00수정 2010-09-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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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코미디계 비틀스’ 몬티 파이톤의 초현실 웃음
해체…브로드웨이 온갖 명작들 대놓고 풍자-패러디
스타…‘애드리브의 왕’ 정성화 - 정상훈 첫 동반무대
뮤지컬 ‘스팸어랏’에서 엉뚱한 아더왕 역으로 더블 캐스팅된 정성화 씨(왼쪽)와 박영규 씨. ‘스팸어랏’은 아더왕의 성 이름인 캐멀럿과 비슷한 각운에 ‘엄청 많은 스팸’이란 뜻을 함께 담은 합성어로 이 작품의 비논리적이고 초현실적인 웃음코드를 반영한다. 사진 제공 오디뮤지컬컴퍼니
뮤지컬 역사상 가장 웃기는 뮤지컬. 이것은 흥행을 겨냥한 표현이 틀림없다. 가장 해체적 뮤지컬. 이것은 평단을 겨냥한 표현일 것이다. 10월 1일 서울 서초동 한전아트센터에서 개막할 브로드웨이 뮤지컬 한국어공연 ‘스팸어랏’이다. 2005년 제작돼 토니상 뮤지컬 작품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한 이 작품은 기존 뮤지컬과 성격이 전혀 다른 ‘4차원 코믹 뮤지컬’이다. 3개의 키워드를 통해 그 진면목을 미리 맛보자.

○ 4차원 코미디

이 뮤지컬의 웃음 코드를 이해하려면 ‘몬티 파이톤’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옥스퍼드대 출신을 주축으로 한 6명의 코미디 작가 겸 배우로 구성된 이 코미디 그룹은 1969∼1974년 BBC에서 방영한 ‘몬티 파이톤의 플라잉 서커스’란 TV 프로로 영미권 코미디를 평정했다. 이들은 비논리적 상황 전개와 이질적 이미지의 충돌을 통해 초현실적 웃음을 창출하며 ‘코미디계의 비틀스’란 찬사를 받았다. 스팸메일이란 단어도 정체불명의 바이킹들이 끊임없이 쏟아지는 스팸에 깔리는 몬티 파이톤의 촌극에서 따온 것이다. 몬티 파이톤은 그 여세를 몰아 몇 편의 영화를 공동 제작했다. 가장 성공한 영화가 아서왕의 전설을 패러디한 ‘몬티 파이톤과 성배’(1975)다. 영국의 국민적 설화인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을 신성모독에 가까울 정도로 패러디한 이 영화는 컬트영화의 반열에 올랐고 공동감독이었던 테리 길리엄(유일한 미국인)은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을 만큼 영화계 거장이 됐다.

○ 해체주의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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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티 파이톤의 일원이었던 에릭 아이들이 대본과 작곡을 맡아 ‘몬티 파이톤과 성배’를 뮤지컬로 개작한 작품이 ‘스팸어랏’이다. 원탁의 기사들이 기마 자세로 뛰어다니면 그 뒤를 쫓아다니는 시종들이 코코넛 열매로 말발굽 소리를 낸다거나 기사들을 공포에 떨게 한 괴물의 실체가 토끼라는 영화의 설정은 그대로다. 차이점은 신이 원탁의 기사들에게 내리는 미션 중에 뮤지컬 제작이 포함된다는 것. 이를 발판으로 온갖 브로드웨이 명작 뮤지컬을 인정사정없이 해체한다. 순결한 기사 갤러허드와 호수의 여인이 ‘오페라의 유령’에서처럼 배를 타고 등장해 ‘이런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대표적. 둘은 우아한 표정으로 러브테마곡을 부르는데 정작 그 가사는 “모든 공연에 꼭 나오는 노래…서로 마주보면서 오버하는 노래…저 관객들을 봐, 불안해하잖아…야 침 튀겼잖아”라며 관객의 의표를 찌른다.

○ 뮤지컬 코믹스타

국내 공연에서 아더왕 역의 정성화 씨(35)와 랜슬럿으로 출연하는 정상훈 씨(32)는 닮은꼴 뮤지컬 스타다. TV를 통해 코믹 연기자로 먼저 얼굴을 알린 뒤 뮤지컬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두 사람은 서울예대 개그동아리 ‘개그클럽’ 선후배 사이로 7년 전부터는 아예 함께 살면서 동고동락한 의형제다. 무대 위에서 애드리브 강한 연기로 웃음을 몰고 다니는 두 사람이 같이 한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예대 대선배로 아더왕 역으로 더블 캐스팅된 박영규 씨도 비장의 무기다.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은 충격으로 인한 5년여의 공백을 딛고 연예계에 복귀한 박 씨는 “내가 갖고 있는 모든 때를 완전히 벗겨낼 작품을 만났다”며 의욕을 보였다. 연출가 데이비드 스완 씨는 “한국 배우들의 도움으로 미국적 웃음코드를 한국적 웃음코드로 많이 바꾸고 있다”며 “세계 어디에 내놔도 빠지지 않을 ‘스팸어랏’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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