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개성 가득한 3색 독주 뒤 한자리 모여 ‘탱고 랑데부’

동아일보 입력 2010-09-07 03:00수정 2010-09-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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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성민제-엘리자베스 조이 로 클래식 연주회
작품해석 ★★★☆ 앙상블 ★★★
더블베이시스트 성민제, 피아니스트 엘리자베스 조이로,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이 피아솔라의 ‘사계’의 경쾌한 탱고 리듬을 타고 서로 다른 개성의 랑데부를 펼쳐낸 순간. 사진 제공아츠&아티스트
한 음악회 속 네 개의 무대가 각기 개성을 뽐냈다. 음악회 전반부에 각자의 독무대를 선보인 김수연과 성민제, 엘리자베스 조이 로가 음악회 말미에서 멋진 랑데부 무대를 완성하기까지 청중은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음악을 즐기며 젊은 음악가들이 발산하는 열정에 동화되어 갔다.

한 명의 음악가가 무대에 모습을 보일 때마다 객석엔 묘한 설렘이 일었다. 서로 다른 기질의 음악가들이 각자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으로 음악회 분위기를 각자의 색깔로 칠해가는 과정이 무척이나 흥미진진했기에.

첫 번째 주자로 나선 피아니스트 엘리자베스 조이 로는 현대 작곡가 존 코릴리아노의 ‘환상 연습곡’을 골랐다. 피아노 음향의 가능성을 극단까지 보여주는 이 작품은 그녀의 적극적인 표현력과 잘 어울렸다. 그녀의 연극적인 제스처로 다채롭게 드러난 무지갯빛 음향이 무대를 감쌌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이 나타나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샤콘’ 악장으로 유명한 바흐의 무반주 파르티타 제2번의 연주가 시작되자 모노톤의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콘서트홀을 가득 채웠다. 특히 이 작품의 핵심이라 할 만한 샤콘에선 d단조의 꽉 찬 화음이 경쾌한 춤곡 리듬과 합해지며 장대하고 유장한 흐름이 돋보였다. 청중은 그녀의 바이올린이 만들어낸 고통스러운 반음계의 충돌과 충만한 3화음의 환희에 울고 웃었다. 김수연의 연주가 끝나자 객석에선 진심어린 박수가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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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슬러의 소품을 선보인 더블베이시스트 성민제는 더블베이스를 바이올린처럼 연주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었다. 본래 바이올린 곡으로 작곡된 크라이슬러의 음악이 그의 날렵한 손끝을 거치자 바이올린 못지않은 서정적 더블베이스 곡으로 거듭났다. 때때로 크라이슬러의 음악이 본래 더블베이스를 위해 작곡된 곡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들었다.

음악회의 마지막 순서가 되자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세 명의 음악가가 한자리에 모였다. 경쾌한 탱고 리듬이 강조된 피아솔라의 ‘사계’ 중 ‘봄’이 시작되자 서로 다른 기질의 세 음악가들이 열정적인 탱고 리듬으로 멋진 랑데부를 선보였다. 바흐의 작품에서 고전적인 기품을 선보였던 김수연의 활이 피아솔라의 음악에서 재빠른 속도감을 만들어내며 분위기를 띄우자 성민제의 더블베이스가 날렵하고 역동적인 리듬으로 화답하고 로의 피아노는 든든한 중재자로 나섰다. 세 음악가들이 발산하는 신선한 활력에 연주자와 청중 모두 하나가 되었다.

최은규 음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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