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979>狗체食人食而不知檢하며…

동아일보 입력 2010-09-07 03:00수정 2010-09-07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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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백성이 부모와 어른을 봉양하고 또 장송하는 데 유감없게 하며 젊은 백성이 굶주리거나 추위에 떨지 않게 하는 것이 王道의 시작이자 완성이라고 역설한 후, 양혜왕이 백성의 생활조건을 안정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狗체는 개와 돼지다. 食人食에서 앞의 食은 동사, 뒤의 食은 명사다. 檢은 制(제)와 같다. 혹자는 檢은 斂(염)과 같아, 풍년에 양곡을 收斂(수렴)하는 일을 가리킨다고 보았다. 莩(표)는 굶어죽은 사람이다. 發은 倉(늠,름)(창름)을 열어 賑貸(진대)함이다. 歲는 한 해의 豊凶(풍흉)이다. 刺은 ‘찌를 척’, 兵은 兵器(병기)다.

양혜왕은 한 지역의 作況(작황)이 나쁘면 다른 곳의 곡식을 옮겨 백성을 구휼했지만 그것은 민간의 곡식으로 그렇게 했을 뿐이다. 맹자는 양혜왕이 백성의 재산을 제정하지 못하고 개와 돼지가 사람의 음식을 먹도록 내버려두는 데다가 백성이 굶주려 죽는데도 국가의 창고를 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양혜왕이 그러고도 백성들이 더 많아지지 않음을 풍흉 탓으로 돌리는 것은 마치 칼날이 사람 죽인 것만 알고 칼날 잡은 자가 사람 죽인 사실을 모르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오늘날 정치가가 정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경제의 어려움을 천재지변이나 세계정세의 탓으로 돌린다면 맹자의 따가운 비판을 받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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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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