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퍼토리 특화… 대중과 교감 늘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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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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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석 6년 만에 KBS교향악단 상임지휘자 맡은 함신익 씨

“낮은 자세로 단원들과 대화
생존 작곡가 곡 소개 확대”

“KBS교향악단은 세계적 수준에 올라설 겁니다. 개혁이 아니라 ‘진화’를 통해서입니다. 치열한 음악적 연습 외에 최고의 단원을 영입하고, 세계적 수준의 매니지먼트가 뒷받침될 수 있도록 단원 및 경영진과 힘을 쏟겠습니다.”

6년간 공석이던 KBS교향악단 상임지휘자에 함신익 전 대전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53·사진)가 임명됐다.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KBS본관에서 김인규 사장한테서 악단 지휘권을 상징하는 지휘봉을 전달받은 함 신임 지휘자는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계적 협연자와 객원지휘자를 초청하는 ‘마스터스 시리즈’, 음악적 시야를 넓히는 ‘디스커버리 시리즈’, 대중성을 강화하는 ‘레인보 시리즈’ 등을 통해 음악 애호가 및 대중과 더욱 가깝게 교감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KBS교향악단은 2004년 드미트리 키타옌코 전 상임지휘자가 퇴임한 뒤 상임지휘자 없이 객원지휘 체제로 운영되면서 음악계의 우려를 자아냈다. 올해 초 상임지휘자 위촉을 위한 선정위원회 논의 결과 함 씨로 후보가 압축되자 일부 단원들은 ‘특정인을 염두에 둔 요식행위’라며 피켓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함 씨는 “20년 전부터 KBS교향악단을 객원지휘했는데 그 과정에서 모든 역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30대 객원지휘자와 50대 상임지휘자는 분명 다른 만큼 앞으로는 낮은 자세로 단원들과 대화하고 단원과 경영진의 소통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레퍼토리 선정에 있어서 특히 ‘시대와의 대화’를 강조했다. 젊은 한국인 작곡가와 세계적 지명도를 가진 외국인 작곡가 등 2명의 상임작곡가를 두어 신작을 소개하며 연주회마다 1곡 이상의 생존 작곡가 작품을 연주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의 작품을 집중 소개하는 ‘MHB 시리즈’를 마련해 악단의 기초적 앙상블 역량을 높이는 집중 연습기회로 삼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인규 사장은 “9년 전 KBS교향악단의 베이징 상하이 공연에 단장으로 참가했는데 지난해 KBS에 돌아와 보니 교향악단 상임지휘자가 6년째 공석일 뿐 아니라 단원도 130여 명에서 80명 선으로 줄어 있어 놀랐다”며 “앞으로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 하반기 이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KBS교향악단을 감독하는 지연옥 KBS 시청자본부장은 단원 충원, 악기 개선 등이 시급하다며 “그동안 KBS교향악단은 기본적인 문제에서 표류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8월 중 단원 충원 공고를 내고, 10억 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악기 개선도 이루어 나가는 등 이른 시일 안에 한국 제1의 교향악단으로서 명성을 되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함 신임 상임지휘자는 1991년 피텔베르크 국제 지휘콩쿠르에서 입상했으며 미국 애벌린 필하모닉 음악감독, 예일 필하모니아 음악감독, 대전시향 상임지휘자 등을 거쳤고 미국 예일대 음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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