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pping]스위스 명품 ‘태그호이어’… 150년 인기비결은 ‘아방가르드’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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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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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분의 1초 측정 스톱워치… 세계 첫 벨트구동 손목시계… 사각형 방수시계

세계 최대 규모의 태그호이어 청담 부티크. 사진 제공 태그호이어
세계 최대 규모의 태그호이어 청담 부티크. 사진 제공 태그호이어
올해로 150주년을 맞는 스위스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의 철학은 ‘아방가르드(Avant-Garde)’이다. 프랑스어로 ‘혁신적’이란 뜻. 가장 독보적으로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기술을 개발한다는 의지를 담았다. 아방가르드 정신을 기반으로 태그호이어는 세계 최초로 100분의 1초까지 측정이 가능한 마이크로그래프를 개발했고 톱니바퀴 대신 벨트를 이용하는 시계인 ‘모나코 V4’를 발명하는 등 시계 발전의 역사와 함께해왔다.

○ 경마에서 올림픽까지

태그호이어는 1860년 스위스 생티미에에서 시작됐다. 창립자는 에드워드 호이어. 1840년 베른 인근 브뤼그에서 구두제조업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4세 때 생티미에의 작은 시계제조회사에서 도제생활을 시작했다. 밑바닥에서부터 시계 만드는 기술을 익힌 호이어는 1860년 ‘에드워드 호이어 파브리크 도를로주리’라는 이름으로 시계제조 회사를 시작했다. 그의 나이 약관 20세였다.

그는 타고난 시계장이였다. 와인딩 시스템, 칼럼 휠, 크라운을 감아 충전시키는 포켓워치 크로노그래프, 진동기어 등 수많은 특허를 출원했다. 크로노그래프는 스톱워치 기능이 내장된 시계로 태그호이어를 대표하는 시계 종류이다.

회사는 스위스에서 시작했지만 성공의 근원은 미국이었다.

1880년대 말 미국에서는 ‘플라이백 핸드’(다이얼 0으로 빠르게 리셋할 수 있는 추가 초침) 기능이 있는 크로노그래프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이즈음 미국에서는 경마가 매우 유행했는데 특히 내기 경주 때문에 수천만 명이 경마 레이스에 자신의 시계를 맞춰놓고 살았다. 경마를 즐기는 것과 포켓 크로노그래프를 착용하는 것이 이 시대의 사회적 진보를 상징할 정도였다.

태그호이어도 경마 붐으로 큰 성공을 거뒀으나 10년 후 미국에서 알코올음료와 내기 경마가 금지되면서 호황도 막을 내렸다. 하지만 태그호이어는 기술개발을 멈추지 않았고 1920년 1차 세계대전 이후 열린 벨기에 앤트워프 올림픽에서 포켓 크로노그래프가 사용되면서 스포츠 시계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 ‘아방가르드’ 정신으로 혁신적 기술개발


태그호이어는 ‘아방가르드’ 정신을 기반으로 끊임없이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기술 개발에 몰두해왔다. 태그호이어는 에드워드 호이어의 패밀리 비즈니스로 시작했지만 1985년 TAG그룹에 매각되면서 현재와 같은 ‘태그호이어(TAG Heuer)’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TAG그룹은 ‘혁신적인 기술력’이란 뜻의 ‘Techniques d'Avant Garde’의 약어이다.

1999년 세계 최대 럭셔리 그룹인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그룹이 태그호이어를 인수한면서 창립자 에드워드 호이어의 손자인 잭 호이어가 태그호이어의 명예회장으로 임명됐다. 잭 호이어는 회사의 역사와 기술적 전통에 관해 조언하면서 시계산업에서 경험과 정신을 전달하고 있다.

태그호이어의 아방가르드 정신은 기술력으로 구현된다. 태그호이어는 현재까지 대다수의 크로노그래프 워치에서 사용되고 있는 진동기어(oscillation pinion)를 1887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1916년에는 100분의 1초까지 측정이 가능한 스톱워치인 ‘마이크로그래프’를 개발했다. 2004년에는 세계 최초로 벨트 구동방식으로 시계가 작동하는 ‘모나코 V4’를 발명했다. 시계는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 상식. 하지만 태그호이어는 이러한 기계적인 시계 작동방법에서 완전히 벗어나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기술을 내놓았다. 자동차 엔진구조에서 영감을 얻어 구동벨트로 작동하는 손목시계를 탄생시킨 것이다.

○ 스포츠 시계의 대명사

태그호이어는 정밀한 스포츠 시계의 대명사로 포뮬러 원(F1)과 같은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에서 남다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미 1920년대 올림픽에서 1만분의 1초까지 측정이 가능한 전설적인 ‘인디 500’으로 공식 기록시계로 선정된 태그호이어는 스포츠 분야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왔다.

특히 모터레이싱에서 태그호이어의 명성은 압도적이다. 오랜 기간 F1 팀 ‘보다폰 맥라렌 메르세데스’와 파트너십을 쌓아왔고 2008년 F1 최연소 챔피언 루이스 해밀턴, 2009 년 F1 월드 챔피언 젠슨 버튼도 태그호이어의 홍보대사로 함께하고 있다.

1950년대 북중미의 전설적인 자동차 경주인 ‘카레라 파나메리카나 랠리’에서 이름을 따온 ‘카레라’ 라인, 수상스포츠에서 영감을 받은 아쿠아레이서 라인, 도발적인 F1, 메르세데스벤츠와 함께 탄생시킨 SLR 라인, 시계 역사상 처음으로 발명된 사각형 방수시계 모나코 라인, 최고급 소비자를 위한 그랜드 카레라(Grand Carrera) 라인 등 스포츠 정신이 깃든 독창적인 제품들도 사랑받고 있다.

아울러 태그호이어는 영화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테니스 스타 마리야 샤라포바 등 각 분야의 최고를 차지하고 있는 홍보대사들과 함께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며 폭 넓은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 한국에서 더욱 인기 있는 태그호이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는 태그호이어에게 매우 특별한 시장이다. 일본 도쿄와 오사카, 중국 상하이에 이어 2009년 태그호이어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세계 최대 규모의 단독 부티크를 열었다.

지난해 한국에서 태그호이어는 매출이 34% 증가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스위스의 시계산업 매출이 22.3%나 급감하는 등 세계적인 경제위기 상황에서 한국에서만은 고성장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올해 들어서도 20%대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다.
태그호이어가 후원하는 모터레이싱 팀.
태그호이어가 후원하는 모터레이싱 팀.

태그호이어는 한국 고객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올 하반기 한국에서 열리는 F1 그랑프리를 기념하는 ‘코리아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태그호이어는 최근 남성 컬렉션과 더불어 우아하면서 동시에 기능적인 여성 라인도 선보이고 있다. 올해는 ‘세라믹’이라는 진보적인 소재로 된 여성용 제품을 새로 내놓았다. ‘포뮬러 원 레이디 스틸&세라믹 워치’는 여느 세라믹 시계처럼 코팅된 재질이 아니라 세라믹 자체를 베젤(시계 테두리)에 삽입했다.

세라믹 소재는 쉽게 변형되지 않으며 다이아몬드처럼 긁힘에 강한 특징이 있다. 강인하면서도 섬세한 세라믹 소재로 태그호이어가 추구하는 현대 여성의 이미지를 표현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제품은 120만 원대에서부터 풀다이아몬드 세팅이 된 200만 원대까지의 가격대로 선보이고 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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