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호재 씨의 칠순기념 헌정공연으로 무대에 오르는 연극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장 배우들이 고교생으로 출연한다. 사진 제공 컬티즌
올해 칠순을 맞은 배우 이호재 씨는 연극무대에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불가불가’를 시작으로 ‘뱃사람’ ‘운현궁 오라버니’ ‘에이미’ ‘오장군의 발톱’까지 쉬지 않고 다섯 편의 연극에 출연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연극연출가, 실명 위기에 처한 알코올중독자, 꽁지머리를 하고 여배우를 쫓아다니는 졸부까지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면서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정확한 발성과 능란한 화술로 무대를 휘어잡고 있다.
18∼27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그대를 속일지라도’(이만희 작·안경모 연출)는 이 노배우의 칠순을 기념한 헌정공연이다. 그가 출연했던 ‘돼지와 오토바이’, ‘불 좀 꺼주세요’를 쓴 이만희 작가가 대본을 맡고 1962년 드라마센터 산하 연극아카데미(서울예대의 전신) 1기생 친구인 전무송을 비롯해 윤소정 권병길 김재건 정규수 이남희 길해연 이대연 권해효 씨 등 20여 명의 동료 및 후배 배우가 출연한다.
김철리 이성열 최용훈 강대홍 송선호 위성신 김광보 김동현 양정웅 씨 등 그와 작업했던 연출가들도 돌아가며 카메오로 출연한다. 제작을 맡은 극단 컬티즌은 2000년 ‘불 좀 꺼주세요’를 인연으로 결성된 이호재 팬클럽 ‘빨간 소주’ 회원들이 주축이 된 극단이다.
연극은 1960년대 동문고 꼴통 사인방이 수진여고 문학반 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벌이는 좌충우돌을 그린다. 흥미로운 점이라면 이호재 전무송 윤소정 송도순 씨 같은 노장들이 고교생이 되고 후배 배우들은 교사나 친구로 등장한다는 것. 이를 통해 연극계 대선배들이 후배들에게 혼쭐나는 ‘야자타임’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3만∼5만 원. 02-765-5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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