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31회 세계아마바둑선수권…쉬운 수를 착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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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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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천 7단(중국) ● 송홍석 7단(한국)
5라운드 5보(105∼118) 덤 6집 반 각 1시간

백 ○의 착각은 어디서 비롯한 것일까. 왕천 7단은 백 ○ 때 참고도 흑 1로 막는 수가 절대라고 봤다. 이때 백 2가 좋은 수. 이어 백 4, 6으로 파호하면 흑은 귀에서 두 집을 낼 수 없다. 흑 7이 흑의 희망인데 백 14까지 흑이 한 수 부족이다. (백 10은 ○의 자리) 아슬아슬하지만 왕 7단 나름대로는 완벽한 수읽기였다.

하지만 왕 7단은 아주 쉬운 수를 놓쳤다. 백 ○ 때 실전 흑 5를 먼저 두는 수였다. 이 수를 먼저 두자 백 8이 불가피하다. 만약 백이 참고도처럼 두려고 하면 이번엔 거꾸로 백이 한 수 부족이다. 흑 9가 놓이자 결론은 패. 착각은 어려운 수보다는 쉬운 수에서 하기 쉽다. 조금만 생각을 해보면 금방 보이는 수인데 둘 때에는 귀신에 홀린 듯 전혀 떠오르지 않는 것이다.

흑 9를 본 왕 7단은 속이 타들어간다. 근사한 그림을 그렸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뜻밖의 먹물이 튀었다. 보통 이런 유의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르면 폭주를 저지르다 자멸하기 쉽다. 마음의 평정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한데 왕 7단은 냉정을 되찾는다. 패를 일단 유보하고 백 10으로 인내의 한 수를 보여준다.

백 18로 단수 치면 당연히 흑 한 점을 이을 것이라고 봤는데 송홍석 7단은 손길을 멈추고 갑자기 고민한다. 흑은 어떻게 두겠다는 것일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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