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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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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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표 4단 ● 이창호 9단
결승 5번기 4국 6보(74∼87) 덤 6집 반 각 3시간

백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74로 밀고 나가야 한다. 우하귀의 공방은 백이 하변 대마를 안전하게 만든 뒤 선수를 뽑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반면 흑은 선수를 잡으면 제일 좋고, 선수를 내주더라도 우하에서 적절한 이득을 챙기면 된다. 백은 절실하고 흑은 여유 있다. 이 차이가 지금 형세를 대변하고 있다.

백 76은 두기 싫은 수. 흑 77과 교환돼 귀의 백 두 점이 아무 맛없이 죽었다. 그냥 내버려두면 언젠가 한몫할 수도 있는 돌인데…. 홍기표 4단은 아쉬움에 입맛을 다신다. 하지만 백 76이 없으면 다른 작전을 수행할 수 없다.

백 78, 80으로 기세 좋게 끊었는데 백 82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것도 안타깝다. 마음 같아선 참고 1도 백 1로 두고 싶은데 흑 2로 끊으면 하변 백 사활이 문제가 된다. 흑 8까지 두 집을 낼 수 없다. 결국 백 84까지 흑에게 선수를 빼앗겼다. 흑은 별다른 노력 없이 물 흐르듯 응수했을 뿐인데 자연스럽게 선수를 잡았다.

흑 85. 의미심장한 수다. 무심코 참고 2도 백 1로 막기 쉽지만 흑 2로 뛰어들 때 백의 응수가 어렵다. 백 3, 5로 응수하면 흑 8로 붙이는 기막힌 수가 성립한다.

백 86으로 실리를 벌며 버틴다. 대신 흑 ‘가’로 끊기는 수가 생겼다. 이창호 9단은 이 절단을 내다보며 흑 87로 사전 공작을 펼친다. 흑이 백을 서서히 코너로 몰아넣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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