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얼굴 뾰루지 신경쓰면서 두피 트러블은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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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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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이름 건 샴푸 세트 내놓은 이희 원장


■ 머리 제대로 감는 법

매일매일 샴푸하라
두피 말리고 잠자라
모발끝엔 에센스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미용실 원장님’이 지난해 말 LG생활건강과 함께 색다른 샴푸 세트를 세상에 내놨다. 연구와 제품 개발에 2년이 걸린 이 제품의 이름은 ‘이희 케어 포 스타일(care for style)’.

2월 23일 저녁 ‘이희 헤어&메이크업’을 찾았다. 하루 영업이 끝날 무렵 삼삼오오 퇴근하는 이들, 메이크업 도구를 정리하는 스태프로 부산했다. 이희 원장(44)은 한 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환히 웃으며 회의실로 들어섰다. 그는 “오랜만에 수정이와 연락이 닿았다”며 한껏 들떠 있었다. ‘수정이’는 배우 황수정이었다.

그는 이영애, 전도연, 고현정 등 여배우들의 스타일링을 맡아왔다. 칸 영화제 레드카펫의 전도연, 영화 ‘봄날은 간다’ ‘친절한 금자씨’의 이영애 스타일, ‘해변의 연인’에서 고현정의 웨이브 헤어를 만든 사람이 바로 그다.

○ ‘원장님표’ 샴푸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이 원장이 워낙 까다로운 완벽주의자라 연구원들의 원성이 대단했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11월 26일 GS홈쇼핑 론칭 방송에서 ‘이희 케어 포 스타일’은 분당 매출 380만 원을 기록했다. 홈쇼핑 시장에서 이미 자리 잡은 경쟁 제품들보다 매출이 한발 앞서 나갔다. 이 제품은 두피 클렌징, 진정 및 보습, 영양 및 탄력 기능을 각각 지닌 샴푸 3개와 컨디셔너로 구성했다. 어제와 오늘, 낮과 밤, 몸 상태에 따라 번번이 달라지는 얼굴 피부처럼 두피와 모발도 ‘대접’해줘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얼굴에는 작은 뾰루지 하나만 나도 신경을 쓰지만 두피는 웬만한 트러블에도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요. 피부가 예민해지면 두피도 마찬가지랍니다. 아름다운 헤어스타일은 건강한 두피와 모발에서 시작하죠.”

그는 아무리 바쁜 연예인이라도 두피와 모발이 건강하지 않으면 머리를 만져주지 않는다. 언 땅 위에 금방 무너져버리는 부실한 장식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연예인들은 불규칙한 생활, 예민한 성격으로 두피 트러블이 있는 이들이 많아요. 수많은 이들의 머리를 맡으면서 적절한 샴푸 방법이야말로 두피와 모발 관리의 기본이라는 점을 알았습니다.”

○ 샴푸의 기초

이 원장이 설명해준 제대로 머리감는 법이다. 첫째, 매일 샴푸해라. 운동 후 땀 흘렸을 때 싹 씻어내는 편이 좋다. 둘째, 두피를 바싹 말리고 잠자리에 들어라. 드라이어의 찬 바람으로 말린다. 급할 때는 찬 바람과 뜨거운 바람을 번갈아 쓴다. 자연 건조를 한다고 두피가 한참 눅눅한 채 두는 것보다 드라이어를 쓰는 게 낫다. 젖은 머리가 베개에 닿는 순간, 두피는 세균의 온상이 된다. 셋째, 모발 끝에는 에센스를 바른다. 두피와 모발은 각각 관리해야 한다.

두피에 각질이 일어나 찝찝한 느낌이 들고 머리에 기름기가 돌면 두피가 오염됐다는 신호. 두피 각질 전용 샴푸로 주 1, 2회 감는다. 손가락의 지문 쪽으로 두피를 구석구석 깨끗이 문질러준다. 헹굴 때도 샤워기로 머리를 헤치듯 씻어낸다. 두피가 자주 따끔거리고 가렵다면 머리를 감는 손놀림을 부드럽게 한다. 두피와 모발이 건조하고 부스스할 때는 두피를 꾹 눌렀다 튕겨주듯이 경쾌한 느낌으로 마사지한다.

물의 온도는 미지근한 편이 좋고 샴푸의 잔여물이 남지 않도록 깨끗하게 씻어낸다. 맑은 물이 흐르더라도 몇 번 더 잘 헹궈낸다. 컨디셔너는 두피에 닿지 않게 한다. 머리카락 끝 부분을 중심으로 바른 뒤 손 전체를 사용해 조물조물 주물러준다.

○ 채우는 시간

지난해 샴푸 론칭 작업으로 분주한 시간을 보냈던 그는 올해를 ‘꾹꾹 채우는 해’로 삼았다. 자주 거르곤 하는 끼니 챙기기를 비롯해 영양제 챙겨먹기, 병원 검진 잘 받기, 컴퓨터 익히기, 문화생활 즐기기 등 그가 꼽은 것들이 열 손가락을 넘었다.

지난해 가을 광고 카메라 감독으로 일하는 남편과 아들(14)이 캐나다에 있는 큰언니네로 떠났다. 아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기 위해 남편과 상의 끝에 결정한 일이다. 두 사람을 보내고 시어머니와 단둘이 살다보니 혼자서 못하는 일이 너무 많다는 걸 알았단다.

학창 시절 큰언니의 권유로 미용계에 뛰어든 지 올해로 23년째. 그는 스승인 한국 유학파 헤어디자이너 1세대 그레이스 리 선생에게 다시 한 번 가르침을 받을 시간도 준비하고 있다. “지갑에 차비만 있으면 돼요. 일하고 있다는 게 좋아요. 가장 활기 넘치는 순간이고요.” 인터뷰를 시작한 지 2시간이 훌쩍 지났지만 낭랑한 목소리는 여전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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