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창작공연만 5편… 뮤지컬 ‘춘추전국시대’

  • 입력 2009년 9월 2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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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미국 할리우드 영화를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옮긴 뮤비컬 ‘금발이 너무해’. 사진 제공 PMC프러덕션 ② 뮤지컬 ‘명성황후’와 나란히 연말무대를 장식할 창작뮤지컬 ‘영웅’. 사진 제공 에이콤 ③ 대형 뮤지컬의 흥행 부진 속에서 명품 뮤지컬의 진가를 보여주겠다는 ‘오페라의 유령’. 사진 제공 클립서비스
① 미국 할리우드 영화를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옮긴 뮤비컬 ‘금발이 너무해’. 사진 제공 PMC프러덕션 ② 뮤지컬 ‘명성황후’와 나란히 연말무대를 장식할 창작뮤지컬 ‘영웅’. 사진 제공 에이콤 ③ 대형 뮤지컬의 흥행 부진 속에서 명품 뮤지컬의 진가를 보여주겠다는 ‘오페라의 유령’. 사진 제공 클립서비스
대형뮤지컬 붐 볼만한 작품 소개

《공연계가 수익 악화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9월 말 이후 개막하는 대형 뮤지컬 공연은 10편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대형 공연장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어린이 공연을 제외하고 10∼12월 1000석 규모 극장에서 3주 이상 공연이 예정된 대형 뮤지컬은 10편에 이른다. 객석 800석 이상 극장(극장 용과 코엑스아티움)에서 4주 이상 공연하는 작품까지 포함하면 12편이다. 뮤지컬 춘추전국시대라 부를 만하다. 예매 전문업체 인터파크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기간 서울지역 1000석 이상(3주 이상) 뮤지컬 공연은 6편, 800석 이상(4주 이상)은 7편이었다. 이 작품들의 특징은 창작공연이 강세인 반면 내한공연은 찾아볼 수 없다는 점. 대형 뮤지컬 12편 중 창작공연이 5편으로 그중 초연작품만 4편이다. 나머지 7편의 한국어(라이선스) 공연의 경우 프랑스뮤지컬은 위축된 반면 영미권 뮤지컬이 5편으로 여전히 강세다.》

○ 어느 때보다 치열한 창작뮤지컬

10월 이후 창작뮤지컬계의 쌍두마차는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기념한 ‘영웅’과 김훈의 동명소설을 뮤지컬로 옮긴 ‘남한산성’이다. 제작비 37억 원을 투입한 ‘영웅’은 안중근 역의 류정한과 정성화 투톱 체제를 바탕으로 SBS드라마 ‘덕이’의 작곡가 오상준을 영입한 음악에 무게중심을 두었다. 이토 히로부미를 태운 기차가 하얼빈에 들어서는 장면에서 영상 속 기차를 실제 기차로 전환하는 무대연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제작비 30억 원을 투입한 ‘남한산성’은 원작에서 삼학사의 한 명으로 잠깐 등장하는 오달제를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탤런트 이필모와 뮤지컬 배우 김수용을 발탁해 멜로라인을 강화했다. 젊은 관객층을 겨냥해 ‘슈퍼주니어’의 아이돌스타 예성을 오달제와 대립하는 청의 통역관 정명수로 기용했다. 화살이 객석으로 날아가는 듯한 특수효과가 비장의 무기다..

실험적인 작품으로는 ‘아킬라’를 꼽을 수 있다. 모든 의사소통이 ‘아킬라’라는 한마디 말로 표현되는 가상의 공간을 배경으로 부족장의 딸과 제사장의 아들 사이 비극적 사랑을 그렸다. 윤형렬 문혜원 문종원 등 ‘노트르담 드 파리’ 출연배우와 ‘슈퍼주니어’의 이성민이 출연한다. 대형 창작뮤지컬 중 유일한 로맨틱 코미디인 ‘달콤한 나의 도시’도 있다. 31세 직장여성인 은수의 일과 사랑을 그린 정이현 소설을 원작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 오디뮤지컬컴퍼니와 이다엔터테인먼트 등 4개 단체가 공동 제작하는 야심찬 프로젝트다.

○ ‘오페라의 유령’ 대 브로드웨이 뮤비컬

한국어 라이선스 공연시장은 뮤지컬의 명문귀족이라 할 만한 ‘오페라의 유령’과 할리우드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뮤지컬로 옮긴 뮤비컬(영화+뮤지컬)의 대결로 압축된다.

23일부터 11개월의 장기공연에 들어간 ‘오페라의 유령’은 2001∼2002년 공연에서 한국 뮤지컬계에 일대 비약을 가져온 작품. 두 주역(팬텀, 크리스틴)으로는 2001년 공연 당시의 윤영석-김소현 커플과 이번에 깜짝 발탁한 양준모-최현주 커플을 내세워 연기 대결을 통한 8년 전 영광의 재현에 나섰다.

이에 맞서는 ‘금발이 너무해’와 ‘웨딩싱어’는 2000년대 제작된 브로드웨이 신작 뮤지컬이자 국내 초연작품이다. ‘금발이 너무해’는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2007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된 뮤지컬. 백치미 만점의 금발미녀 엘우즈가 남자친구를 되찾기 위해 하버드 로스쿨에 진학한 뒤 펼치는 좌충우돌을 그렸다. 엘우즈 역의 탤런트 이하늬와 소녀시대의 제시카 그리고 김지우가 흥행 3두마차로 나선다. ‘웨딩싱어’는 애덤 샌들러 주연의 동명 영화를 2006년 뮤지컬로 옮긴 작품. 사랑에 실패한 결혼식 파티 전문가수 로비 하트의 사랑을 다룬 로맨틱 코미디다. 로비 하트 역으로 배우 황정민과 박건형을 발탁해 여심몰이에 나선다.

아기엄마가 된 박경림을 뚱뚱한 10대 소녀 트레이시 역으로 깜짝 발탁한 ‘헤어스프레이’와 안재욱 신성록 김무열 유준상 민영기 김원준 최민철 등 남자스타군단으로 무장한 체코 뮤지컬 ‘살인마 잭’ 등의 재공연도 기다리고 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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