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인사권에 노조 개입…MBC단협 11월까지 고칠것”

  • 입력 2009년 9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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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영사장, 방문진 보고

엄기영 MBC 사장(사진)이 11월 말까지 경영권, 인사권에 대해 노조의 개입을 허용한 단체 협약을 고치겠다고 9일 밝혔다.

엄 사장은 이날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이사회에서 ‘경영보고 및 개혁방안’을 보고하며 “단체 협약 중 본부장 책임제와 관련한 내용은 9월까지, 상향평가제도는 11월까지 노조와 합의해 개정하겠다”고 말했다.

MBC 단협에는 ‘편성·보도·제작상의 실무 책임과 권한은 관련 국실장에게 있다’(제21조)는 조항 때문에 경영진인 본부장들이 프로그램에 대해 권한을 갖지 못했다.

단협에 따라 설치된 노사 동수의 공정방송협의회 운영규정에는 ‘참석 과반수의 찬성으로 해당 국장의 변경을 요구하며 사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존중한다’는 조항이 있어 노조가 사실상 해당 국장 인사에 개입할 수 있다.

이사회의 대변인인 차기환 이사는 “엄 사장이 단협 개정과 쇄신안이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문소현 MBC 노조 홍보국장은 “단협 개정과 관련해 19개 지부의 의견도 들어봐야 해서 노조의 입장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18일 열리는 노사협력추진위에서 구체적인 의견들이 오갈 것 같다”고 말했다.

엄 사장은 경영진으로 구성한 ‘리뷰 보드’와 ‘공정성 위원회’ 설치 등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고진 이사는 “그동안 공정방송을 실현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장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한 사람이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지금 내놓은 대책으로는 미흡하고 뉴스데스크 시청률과 점유율을 언제까지 어느 수준으로 달성하겠다는 목표치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경영진이 책임지겠다는 정도의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홍재 이사도 ‘PD수첩 광우병 편’과 ‘100분 토론의 시청자 의견 조작’ 건에 대해 이달 안에 조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우룡 이사장은 “경영진이 여러 계획을 제시했으니 시간 끌기라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제대로 추진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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