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서울시국악관현악단 실험적 아쟁협주곡 선뵌다

  • 입력 2009년 6월 4일 02시 59분


‘…선 2’ 세종M씨어터 초연
연주 레퍼토리 폭 넓혀

아쟁은 저음을 내는 악기로 서양의 더블베이스와 비슷한 국악기다. 아쟁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창작 국악관현악곡을 초연하는 무대가 마련됐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18일 세종M씨어터에서 여는 ‘2009 명인무대’에서 ‘아쟁협주곡 선(line) 2’를 선보인다.

음폭이 좁고 빠른 연주가 어려운 아쟁은 레퍼토리가 제한돼 연주 기회가 많지 않다. 가야금은 10여 곡의 산조를 기본으로 파생한 곡이 무수히 많지만, 아쟁 산조는 4곡뿐이다. 이번 무대는 아쟁 레퍼토리를 넓히면서 아쟁의 가능성을 가늠해 보는 실험이다.

이 협주곡은 백인영 명인(64·사진)의 아쟁 산조를 바탕으로 한다. 백인영류 아쟁 산조는 서울과 경기 지방의 풍경에서 영감을 얻은 곡으로 우조(장조)와 계면조(단조)를 번갈아 사용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아쟁 산조는 대부분 계면조를 쓴다.

작곡가 김미림 씨가 올해 초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의 의뢰를 받아 이 협주곡을 만들었다. 서울대 국악과를 졸업하고 폴란드 크라코프 음악원에서 작곡을 공부한 그는 “우리 음악은 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백인영류 아쟁 산조의 독특한 어법을 통해 선의 세계를 표현했다”고 말했다. 백 명인은 “아쟁 산조는 구전으로 배우고 외워야 몸에 배고 즉흥 연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기록으로 남겨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쟁협주곡에 대해 임평용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은 “선, 색깔, 맵시는 한국적이라는 느낌이 물씬 풍기면서도 하이힐을 신은 듯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2009 명인무대’에는 백인영(아쟁)을 비롯해 이춘희(경기민요) 이생강(대금) 김수연 씨(판소리)가 출연한다. 국악관현악곡 ‘남도아리랑’, 박범훈 편곡 ‘창과 관현악’, 박상근 류 가야금 산조, 춘향가 중 어사출도 대목을 선보인다. 18일 오후 7시 반 세종M씨어터, 1만∼3만 원. 안 쓰는 휴대전화를 가져가면 50% 할인해 준다. 02-399-1721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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