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정보소극장 40대 연출가 둥지로

  • 입력 2009년 5월 21일 02시 56분


지난해 타계한 연극인 박광정 씨가 운영하던 대학로 정보소극장(97석)을 40대 중견 연출가들이 이끄는 5개 극단이 공동으로 운영한다. 참여극단은 골목길(대표 박근형) 백수광부(대표 이성열) 여행자(대표 양정웅) 작은신화(최용훈) 풍경(대표 박정희)이다.

이들을 대표해 극장장을 맡은 박정희 대표는 “극장 대관료의 압박에서 벗어나 일정 수준의 작품을 꾸준히 생산하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초부터 극장을 물색해왔다”면서 “5개 극단이 연극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박광정 씨의 유지를 이어가자는 뜻에서 정보소극장을 인수해 공동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27일부터 8월 2일까지 5개 극단의 대표작을 돌아가면서 무대에 올리는 제1회 정보연극전-다시(多視)를 개최한다.

박 대표는 “연극전이 끝난 후에는 5개 극단이 차례로 창작극을 발표하되 대관 공연도 유치하겠다”며 “수익금은 극단별로 나눠 갖기로 했다”고 말했다. 300석 미만의 소극장 연극은 문화예술위원회와 서울문화재단의 창작지원금 없이 무대에 올릴 경우 장기 공연이 아닌 이상 하루 30만∼100만 원의 대관료를 내야 하므로 수익을 내기가 사실상 어렵다. 한 극단에서 전용극장을 운영할 경우엔 일정 수준의 레퍼토리를 개발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여러 극단이 대학로 소극장을 공동 운영하는 것은 극단 오늘 한강 마녀가 공동 운영하는 축제소극장의 경우가 있다. 백수광부의 이성열 대표는 “연출가 동인제로 운영하는 혜화동1번지 극장은 30대 초반 연출가, 선돌극장은 30대 중후반, 게릴라극장은 50, 60대 연출가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면서 “정보극장은 40대 연출가들의 터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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