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전쟁터에서 구한건 동물 아닌 평화”

  • 입력 2009년 3월 21일 02시 58분


◇바그다드 동물원 구하기/로렌스 앤서니 지음·고상숙 옮김/350쪽·1만3000원·뜨인돌

2003년 3월 말 전쟁으로 아비규환이던 이라크 바그다드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환경보호운동가 로렌스 앤서니가 들어갔다. 그가 죽음을 무릅쓰고 이라크에 침투한 이유는 며칠 전 CNN 뉴스에서 본 바그다드 동물원의 참상 때문. 이 책은 그가 바그다드 동물원과 동물들을 지켜내려 고군분투한 실화를 담았다. 바그다드 동물원은 접근부터 쉽지 않았다. 경계를 서고 있던 미군들은 동물원의 동물들을 보호하러 왔다는 그를 정신병자 취급했다. 부대 상급자를 설득해 가까스로 들어간 동물원은 처참 그 자체. 일곱 가족이 모두 죽고 혼자 살아남은 새끼원숭이, 굶어죽기 직전인 사자들, 어디론가 팔려갈 날만 기다리는 기린들…. 저자는 현지 수의사들과 동물을 치료하고 우리를 고치기 시작했다. 이런 활동은 남아공의 한 지방지에 기사로 실리면서 외부로 알려졌다. 국제동물복지기금(IFAW)이 구호품을 보내고 폴 브레머 이라크 최고행정관이 지원에 나서면서 그해 7월 19일 마침내 수리를 마친 바그다드 동물원이 새로 문을 열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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