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신 소설 ‘촐라체’, 아들이 연극 연출

  • 입력 2009년 1월 15일 03시 01분


박범신 작가의 첫 블로그 연재소설로 유명한 ‘촐라체’가 아들 박병수(35) 씨의 연출로 연극 무대에 오른다.

그가 부대표로 있는 지구연극연구소는 2월 13∼22일 서울 성동구 소월아트홀에서 ‘촐라체’를 연극작품으로 무대에 올린다고 14일 밝혔다.

동국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영화 ‘밀양’ 등의 연출부로 참여한 박 씨의 연극 연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블로그를 통해 연재된 ‘촐라체’는 산악인 박정헌 최강식 씨의 실제 경험담을 녹여서 극화한 소설로 지난해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아버지가 다른 형제가 ‘죽음의 빙벽’으로 불리는 히말라야 촐라체 북벽을 정복한 뒤 하산하다 위기를 맞지만 극적으로 구출되면서 진한 형제애를 회복한다는 내용이다.

박 씨는 “도시의 일상을 벗어나 광대한 자연을 무대로 한 작품을 구상하다 아버지의 작품을 골랐다”며 “국내에선 영화건 연극이건 산악 등정을 소재로 해서 대중적으로 성공한 작품이 없어 고민도 많이 했지만 그러기에 더욱 도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아버지로선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고 원작자로서는 연극화가 이뤄지면 철저히 연출가의 작품이라는 생각에 아들이 각색한 내용을 일부러 읽지 않았다”면서 “무대에 오르게 되면 그때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히말라야 등정에 나설 만큼 등산을 좋아하는 박 작가는 “아들이 평소 등산에 흥미가 없었기 때문에 전문 등반가를 소개해줬다”며 “판권계약서는 안 썼지만 얼마가 됐건 원작료를 준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껄껄 웃었다. 박 작가의 작품 중 연극화된 것은 오태석 연출로 화제를 모은 ‘불의 나라’와 희곡으로 쓴 ‘그래도 우리는 볍씨를 뿌린다’가 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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