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문학을 만든 한권의 책은…

  • 입력 2008년 12월 1일 02시 59분


계간 ‘세계의 문학-겨울호’ 소개

“카프카는 세상이 곧 법정이고 삶의 전 영역이 재판의 과정과 다름없다고 선언하는 것 같다. 나는 내 작품 속에 그를 살려낸다. 그는 그런 식으로 불멸한다.”(이승우)

소설가 이승우 씨는 계간 ‘세계의 문학-2008 겨울호’가 마련한 ‘내 문학을 만든 이 한 권의 고전’에서 프란츠 카프카의 ‘심판’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씨는 “카프카의 소설을 읽은 후에 카프카의 소설을 읽지 않은 것처럼 글을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썼다.

신경숙 씨는 작가가 되기 전 안톤 체호프의 ‘공포’에 나오는 “내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진부함이에요”라는 문장을 읽고 진부함과 맞설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후 “인생파가 되지 말 것, 해독이 불가능한 시간과 공간을 남겨 둘 것, 작품을 쓰는 시간은 난간에 서 있는 듯이 위태로운 상태에 나 자신을 둘 것을 마음에 두었다”고 썼다.

성석제 씨는 “20대에 괴테의 ‘파우스트’ 마지막 문장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고양시킨다’를 읽고 인생행로의 시간과 감정의 낭비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김경욱 씨는 윌리엄 포크너의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를 꼽고 “여기 두려움과 회한에 관한 쉰아홉 개의 독백이 있다”며 “당신의 사랑이 가짜일 것을 두려워하고 진짜가 아니었음을 한탄하라”고 썼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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