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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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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릭 클랩튼/에릭 클랩튼 지음·장호연 옮김/459쪽·1만8000원·마음산책
세계적인 무술 지존에 대한 평전과 ‘기타의 신’에 대한 자서전이 동시에 나왔다. 리샤오룽(李小龍·1940∼1973)과 에릭 클랩튼이다.
리샤오룽은 ‘당산대형’ ‘정무문’ ‘맹룡과강’ ‘사망유희’ ‘용쟁호투’ 등 불과 다섯 편의 영화로 영화계의 전설을 만든 뒤 짧은 인생을 마감했다.
이 책은 경극 배우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아역배우가 된 리샤오룽이 최고의 무술인이자 아시아계 최초의 월드스타로 거듭나기까지 삶의 굴곡을 관련자들 인터뷰와 문헌을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170cm에 68kg으로 체구가 작았지만 놀라운 스피드를 지니고 있었던 리샤오룽. 어릴 적 ‘싸움에 환장한 놈’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그는 13세 때 중국 무술인 영춘권을 예원(葉問) 사부로부터 전수받으면서 거리의 싸움꾼에서 무술가로 거듭났다.
홍콩에서 영춘권을 수련한 뒤 미국으로 이주한 그는 12년 동안 무술을 가르치는 데 전력을 쏟았고 무술 제자였던 린다 에머리와 결혼했다. 저자는 리샤오룽에게 무술이란 영화배우 이력서의 장식물이 아니라 영국령 식민지 홍콩의 주민이자 중국계 미국인으로서 존엄을 지키는 방편이었다고 말한다.
에릭 클랩튼의 자서전은 10대 시절 이미 ‘기타의 신’이라는 칭호를 들을 정도로 뛰어난 음악성을 발현한 뒤 초고속 스타가 된 그가 겪은 환희와 회한을 담담히 그려낸다.
1945년 영국 서리 주에서 사생아로 태어난 그는 외할아버지를 아버지로 알고 자랐다. 이때의 상처가 훗날 마약 복용과 여성 편력의 한 배경이 된다.
일찌감치 스타가 된 그의 인생 굴곡은 심했다. 마약에 취해 무대에 오르길 거듭하던 그는 1970년대 초반 마약 중독을 이겨내고 명반 ‘오션 불러바드 461번지’를 냈지만 이내 알코올 의존증에 빠졌다. 비틀스 멤버 조지 해리슨의 아내였던 패티 보이드에 대한 구애와 사랑, 이별을 경험하기도 했다. 아들 코너의 죽음은 그를 헤어나지 못할 듯 보이는 절망에 빠뜨렸다.
그의 아름다운 음악은 굴곡 속에서 피어났다. ‘원더풀 투나이트’는 패티 보이드를 위해 만든 노래였고 그의 재기의 계기가 된 ‘티어스 인 헤븐’은 죽은 아들을 기리며 만든 것이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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