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2회 국수전… 백, 좌변에서 큰 실패

  • 입력 2008년 10월 1일 02시 57분


김주호 8단은 백 40으로 밀어가는 수를 두기 전 여러 차례 망설였다. 47의 곳으로 넘어가고 싶은 마음을 억제하기 힘들었기 때문. 그러나 그 경우 백 한 점이 장문으로 잡혀 더 견딜 수 없게 된다.

흑 43 때가 백으로선 47의 곳으로 넘어갈 마지막 기회. 참고도를 보자. 백 1로 넘으면 흑 2로 뚫는 수가 비수 같다. 이어 흑 8, 10으로 끊으면 좌상 백이 빈사 상태에 빠진다.

결국 백 44로 둘 수밖에 없는데 흑 47로 백 석 점이 흑의 수중에 떨어진다. 좌변에서 백은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흑에게 실리만 내준 셈이다.

김 8단은 “아직은 괜찮다”며 스스로 다독이지만 좌변을 볼 때마다 가슴이 저린다. 그는 우변에서 새로운 기분으로 시작하자고 마음을 잡는다.

흑은 55, 59 등으로 블랙홀처럼 실리를 빨아들인다. 백의 확정가는 20집도 채 안되는데 흑은 40집이 넘는다.

백은 상변과 우변에 걸친 세력의 잠재력을 집으로 바꿔야 하는데 지금처럼 흑에게 약한 돌이 없는 상황에선 멀고도 험한 길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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