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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9월 1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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悠(유)는 염려하고 그리워하다의 본뜻 외에, 주로 悠久(유구)나 悠長(유장)처럼 길거나 멀다는 뜻과 한가롭다는 뜻으로 많이 쓰인다. 여기서의 悠然(유연)은 閑適(한적)하고 淡泊(담박)한 모양을 가리킨다. 悠悠自適(유유자적)은 마음 내키는 대로 한가하고 여유있게 지내는 것을 가리킨다.
見(견)은 사람인 인(인) 위에 目(목)을 더해 보는 모습을 나타냈다. 여기에서 見(견)은 주동적이고 의도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고 대상이 눈에 들어와 보이는 것을 의미하며, 物我一體(물아일체)의 경지를 연출한다. 전체 시의 詩眼(시안), 즉 핵심적인 시어로서 평론가의 주목을 받는다.
시 전문의 역문은 다음과 같다. “마을 가에 오두막 엮었는데, 수레와 말의 시끄러움 없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묻지만, 마음이 멀리 있으면 땅도 절로 외져진다. 동쪽 울타리 밑에서 국화를 꺾다보니, 한가롭게 남산이 눈에 들어온다. 산 기운은 석양에 아름답고, 나는 새들은 짝지어 돌아간다. 이 속에 진정한 의미 있지만, 밝히고 싶어도 이미 말을 잊었다.”
陶淵明(도연명)은 중국의 대표적인 전원시인이다. 陶潛(도잠)은 東晋(동진)이 망한 후에 바꾼 이름이며, 五柳先生(오류선생)은 집 가에 버드나무 다섯 그루가 있다며 스스로 붙인 별명이다. 전원으로의 귀환을 노래한 ‘歸去來辭(귀거래사)’로 유명한 그는 ‘飮酒(음주)’시도 20수 지었는데, 위의 시는 다섯 번째 시로 대표작으로 꼽힌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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