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494>知矉美, 而不知矉之所以美

  • 입력 2008년 8월 28일 02시 57분


矉(빈)은 찡그리다와 노려보다의 뜻이 있다. 찡그리다의 뜻으로는 빈(빈) 또는 嚬(빈)과 통용되며 笑(소)와 상대적인 뜻이다. 빈蹙(빈축) 또는 嚬蹙(빈축)은 눈살을 찌푸려 못마땅함을 표현하는 것으로 비난하거나 미워함을 뜻한다.

美(미)는 羊(양)과 大(대)를 합한 살진 양으로, 본뜻은 좋은 맛이다. 그로부터 훌륭하다는 뜻으로 확대되고 醜(추)와 상대적으로 아름답다는 뜻으로 확대됐다. 동사로는 아름답게 여기다 또는 讚美(찬미)하다의 뜻이 있다.

而(이)는 접속사로 순접과 역접의 경우 모두에 쓰인다. 所以(소이)는 동사나 형용사 앞에 놓여 이유나 원인 또는 방법이나 목적 등을 표시하는 명사 형태를 만든다. 여기서는 원인을 표시하며 所以美(소이미)는 아름다운 까닭이다.

본격적으로 寓言(우언)의 방식을 채택한 莊子(장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만들었다. 西施(서시)가 가슴이 아파 얼굴을 찡그렸다. 옆 마을의 추녀가 그것을 보고는 아름답다고 여겨 자신도 가슴에 손을 얹고 찡그린 채로 마을 안을 돌아다녔다. 그러자 마을의 부자는 문을 굳게 닫아걸고 밖에 나오지 않았고, 가난한 이는 처자를 데리고 피했다.

중국의 대표적 미인 서시는 찡그린 모습이 특히 아름다워 사랑을 받았다. 특수한 경우이다. 그 밖의 대다수 사람은 찡그리면 추하다. 그런데 추녀가 영문도 모르고 찡그리고 돌아다녔으니 그 결과는 뻔하다. 그로부터 찡그림을 흉내 내다의 뜻인 效빈(효빈)이라는 말이 만들어졌다.

서시와 상대적인 東施(동시)를 출현시켜 東施效빈(동시효빈)이라고도 한다. 자신의 실상이나 조건을 돌아보지 못하고 무조건 남을 모방하다가 역효과를 내는 것에 대한 조롱이다. 자신의 모방에 대한 겸손한 표현이 될 수 있다. ‘莊子(장자)’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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