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황제 외교자문관 헐버트 박사 59주기 추모식

  • 입력 2008년 8월 6일 02시 59분


5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한국 기독교 선교 100주년 기념교회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호머 헐버트 박사 59주기 추모식에서 참석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5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한국 기독교 선교 100주년 기념교회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호머 헐버트 박사 59주기 추모식에서 참석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웨스트민스터 성당보다 한국 땅에 묻히길 원하노라.”

일제강점기 조선의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미국인 선교사 호머 헐버트(1863∼1949) 박사의 59주기 추모식이 5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합정동 양화진 외국인묘지 내 한국 기독교 선교 100주년 기념교회에서 열렸다.

헐버트 박사는 1886년 왕립 영어학교인 육영공원의 교사로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이후 고종황제의 외교자문관으로 활동한 그는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 특사로 파견된 이준 열사 등을 돕는 등 조선의 국권 회복을 위해 헌신적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일제에 의해 추방된 헐버트 박사는 미국 전역을 돌며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알리고 한국 독립의 당위성을 세계에 알렸다. 1949년 광복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을 찾았다가 대한민국 땅에서 세상을 떠났고 양화진 외국인묘지에 안장됐다.

이날 김영일 광복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지금 우리나라는 안팎으로 국론 분열과 국가 존립의 중대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어느 때보다 박사님과 순국선열들께서 목숨보다 소중히 여겼던 ‘독립정신’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추모식에 참석한 김형오 국회의장은 “헐버트 박사님은 한국에 더없는 사랑을 쏟았고,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평생을 바쳐 노력했다”며 “대한민국 건국 60주년이자 제헌 6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아 다시 한 번 박사님을 추모한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김동진 회장, 이종정 국가보훈처 차장, 태미 오버비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대표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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