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새책]‘여행을 떠나자’

  • 입력 2008년 8월 4일 17시 28분


본격적인 휴가철인 8월, 각종 해외여행 안내서가 출간되고 있다. 빡빡한 환율, 빠듯한 여유에 직접 배낭을 메고 떠나지 못한다면 여행 서적을 사서 읽어 보는 건 어떨까. 시원한 그늘에 누워 책장을 펼치면 중국으로 일본으로 때론 유럽, 중남미 어딘가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날아갈 수 있을 것이다.

◇거대한 시간의 도시에서 나를 보다/권삼윤 지음/316쪽·13000원·동아일보사

유럽 문화유산 답사기인 ‘두브로브니크는 그 날도 눈부셨다’의 저자 권삼윤 씨가 2008 올림픽의 도시 중국 베이징을 여행하고 안내서를 펴냈다. 부제는 ‘뿌듯한 여행을 위한 베이징 지침서’. 사소한 신변 이야기나 새털처럼 가벼운 여행 에세이에 지친 독자들을 위해 다소 ‘진지하게’ 풀어낸 문명 탐험서다. 저자는 추사 김정희의 자취를 찾아 석묵서루를 찾아 나서기도 한다. 석묵서루는 스물 다섯의 추가가 중국의 당대 최고 금석학자이자 서예가인 옹방강(翁方綱)을 만나 가르침을 받았던 곳이다. 그 밖에 자금성, 이화원, 만리장성 등 중국의 문화 유산을 비롯해 전세계 건축가들의 각축장으로 부상한 현대 베이징 역시 충실하게 담겨 있다.

◇롤리와 까딸리나의 멕시코 여행/신현주, 윤진성 지음/256쪽·12800원·나무도시

인터넷 관련 재택사업을 하고 있는 신현주 씨와 연극배우 윤진성씨, 서른일곱 동갑내기 두 아줌마들이 수다 같은 여행기를 펴냈다. 지난해 9월 멕시코로 결혼 10주년 기념여행을 다녀온 이야기다. 단짝 친구 두 사람이 여행하는 동안 남편들은 흔쾌히 한국에 남아 아이들을 돌보며 직장에 다녔다. 옥색 물빛이 넘실거리는 캐리비안 해변에서 잠자며 수영하며 하루를 보내고, 아스텍과 마야문명의 신비로운 문화유산을 둘러보며 견문을 넓혔고, 독립기념일과 생일 파티에 초대돼 축제 분위기 속에 새벽까지 술 마시고 춤을 추는 ‘자유’의 시간까지… 책을 따라 가다 보면 어느새 이국적인 풍경에 흠뻑 취하고 만다.

◇카페 오사카, 교토/임윤정 지음/216쪽·12000원·황소자리

‘카페 도쿄’의 저자 임윤정이 일년 간의 도쿄 생활을 마무리 하며 항구도시 오사카와 일본의 전통 도시 옛 수도 교토를 찾아 떠났던 카페 기행문이다. 책 속에는 마음에 드는 카페에 몇 번씩 찾아가고 그곳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인연을 맺고 추억을 만들며 건져 올린 따뜻한 이야기가 가득 숨쉬고 있다. 거칠지만 정이 넘치는 오사카와 오래된 나무 냄새가 향기로운 교토를 담뿍 느낄 수 있다.

◇리스본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김지선 지음/391쪽·13000원·북노마드

“여행 길에서 만난 포르투갈. 리스본의 관광 안내소에는 이런 글귀가 쓰여져 있다. 당신이 리스본을 떠날 무렵, 사우다드(Saudade)의 의미를 알게 될 것입니다.’ 사우다드란 무언가를 가슴 깊이 그리워하는 감정, 즉 노스탤지아(Nostalgia)를 뜻한다. (본문 중에서)”

우리에겐 다소 멀기만 한 나라, 포르투갈을 다룬 여행 서적이다. 포르투갈의 보석 같은 도시 ‘리스본’, 포르투갈 제2의 도시 ‘포르투’, 풋풋한 청춘의 도시 ‘꼬임브라’, 기적의 도시 ‘파티마’,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토마르’, 레고 블록 같은 축구장을 갖춘 ‘레이리아’ 까지 여행 감상과 컬러 사진들이 꼼꼼하게 담겨 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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