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중후한 베이징 vs 모던한 상하이…‘중국의 두 얼굴’

  • 입력 2008년 7월 5일 03시 03분


◇ 중국의 두 얼굴/양둥핑 지음·장영권 옮김/544쪽·1만6000원·펜타그램

현대 중국을 이끌어온 두 도시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의 특성과 문화를 비교하면서 중국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책이다. 중국의 가장 주요한 도시이면서 색채가 상반된 두 도시를 함께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베이징은 800년 동안 중국을 지배한 중심으로 군림한 수도. 황허(黃河) 강 유역에서 기원한 5000년 이상의 중화 문명이 응집돼 있기에 전통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고 보수적이다. 거대한 관청과 학술 기관이 늘어서 있고, 관료와 문인이 대를 이어 생활한다. 정치 문화뿐 아니라 경제 과학 교통 통신의 중심인 거대 만능형 도시다. 엘리트 문화의 전당이다. 이 때문에 베이징은 ‘호방한’ ‘신의를 중요시하는’ ‘정치적인’ ‘이상적인’ ‘대범한’ 이미지로 알려졌다.

반면 상하이는 원나라가 베이징에 수도를 정한 지 14년 뒤인 1291년에야 이 지역에 현(縣)이 설치될 정도로 변방이었다. 19세기 개항 전까지 무명의 존재였다. 그러다가 1843년 개항 이후 무역의 중심지가 되면서 근대적이고 이국적인 시민 문화가 일어났다. 다양한 학술, 이론, 사조, 관념이 제창돼 활기찬 신흥 도시로 거듭났다. 세련되고 모던한 상하이는 그래서 ‘똑똑한’ ‘합리적인’ ‘실속 있는’ ‘세련된’ 등의 이미지로 알려졌다.

이 책은 이처럼 베이징과 상하이의 특성을 꼼꼼히 해부해냈다. 특유의 문화적 전통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개혁 개방 이후 시장 경제의 흐름 속에서 두 도시가 어떻게 적응해갔는지, 도시 사람들의 문화는 어떤지 흥미진진한 비교가 이어진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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