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낭만 뿜어내는 도시의 오아시스…‘서울의 분수들’

  • 입력 2008년 6월 27일 03시 12분


《더울수록 길어지는 여름밤. 물 맞으러 나가자. 분수는 뙤약볕 쏟아지는 도시의 오아시스. 흩뿌리는 물보라 아래 연인들은 낭만에 빠지고, 아이들은 마냥 신난다. 반응은 제각각 다르지만 어쨌든 다들 시원하다. 서울에서 가볼 만한 분수를 시청 조경관리팀과 함께 짚어봤다.》

● 삼성동 코엑스 ‘피아노분수’의 운치 넘치는 음향쇼

5월 무역센터 삼성역 입구 3300m² 넓이 터에 만들어진 분수광장.

광장을 조성한 한국무역협회 측은 “지하 코엑스몰의 기존 3개 대형 배기구 위에 설치해 밖으로 나오는 공기와 냄새를 물로 정화할 수 있도록 했다”며 “재활용수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동시에 주변 환경을 성공적으로 개선한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아노 건반 모양으로 꾸며진 분수대에 채도가 낮은 청록색을 칠해 놔 낮에는 좀 아쉽다. 모티브로 삼았다는 색동저고리 이미지는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1만5000여 개의 발광다이오드(LED) 램프가 은은하게 불을 밝히는 야간 풍경은 퍽 운치 있다. 구석구석 오붓하게 앉아 있을 공간도 넉넉해 밤에 혼자 오는 것보단 연인과 함께 오는 것이 더 좋을 듯하다. 데이트 하기엔 95점! 하루 다섯 차례 20분씩 램프와 음향 쇼를 선보인다.

● 예술의 전당 ‘세계음악분수’의 야경 오케스트라

2002년 만들어진 후 음악애호가들의 명소가 됐다. 음악 전문가가 선곡한 음악에 맞춰 다채로운 물줄기 쇼가 연출된다. 분수는 한국화의 산맥, 갓, 난초, 학 날개를 형상화하고자 했다. 생각만큼 그 모양이 완벽하게 연출되는 것은 아니지만 야경은 역시 멋스럽다.

56대의 펌프가 825개의 노즐에서 뿜어내는 물줄기를 바라보고 있으면 속이 후련해진다. 평일은 오후 12시, 6시 반, 9시 반에 1시간씩 가동한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후 3시 반 추가. 11월 15일까지. 음악은 1회에 15곡 내외가 들려진다. 선곡이 매주 바뀌어 연간 400곡 이상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예술의 전당 측 설명이다.

● 서울광장 ‘바닥분수’는 꼬맹이들의 놀이터

2004년 조성된 서울광장 바닥분수는 여름 밤 아이들에게 좋은 놀이터다. 흠뻑 젖은 채 신나게 웃으며 물기둥 사이로 숨바꼭질을 하는 꼬마들은 시청 앞 광장의 익숙한 풍경. 가끔 충동적으로 뛰어든 말만 한 처녀 총각들이 볼썽사나운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시청의 성공 사례 덕분에 이후 서울숲공원, 보라매공원 등 서울 곳곳에 크고 작은 바닥분수가 많이 생겼다.

종로구 원남 사거리와 세검정 삼거리, 중구청 광장, 용산구 삼각지와 원효로 분수가 바닥에서 시원한 지하수 또는 상수도를 뿜는다. 용산구 원효녹지대 수경시설과 이촌동 친수공간의 분수도 바닥에서 솟는다.

광진구에는 청정분수대와 광진의 꿈 분수대가 있다. 중랑구에서는 면목역공원, 늘푸른공원, 피울공원의 바닥분수 외에 먹골역 분수공원의 촛불조명 안개분수가 볼만하다.

도봉구 방학사계광장의 바닥분수는 854m²의 넉넉한 공간에서 42대의 펌프를 돌린다. 창3동마을마당과 창2동공원에도 바닥분수가 있다.

노원구 녹화거리와 양천구 해누리광장은 바닥분수를 둘러싼 녹지공간에 신경을 썼다. 송파구 만남의 광장과 강동구 상징가로공원에도 2007년에 바닥분수가 설치됐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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