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트레킹]쪽빛 바다… 푸른 산… 신선의 산책…‘남해 망운산’

  • 입력 2008년 6월 14일 03시 01분


‘남해 12경’ 중 하나로 꼽히는 경남 남해군 망운산. 정상에 오르면 탁 트인 시야에 멀리 남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사진 제공 알파인뉴스
‘남해 12경’ 중 하나로 꼽히는 경남 남해군 망운산. 정상에 오르면 탁 트인 시야에 멀리 남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사진 제공 알파인뉴스
《짧다 싶은 봄을 지나 어느새 성큼 다가온 여름이다. 여름 산행은 따가운 햇살과 더위와의 싸움이다. 정상에서 맛보는 시원한 바람은 여름 산행의 백미가 아닐까. 지난 주말 경남 남해군 고현면의 망운산(786m)을 찾았다. ‘남해 12경’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남해군청은 홈페이지에 ‘이 산을 오르는 사람은 이곳이 알려지길 두려워한다’고 소개글을 적었다. ‘남해금강’으로 불리는 금산(681m)에 가려 외부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남들에게 숨기고 싶을 만큼 풍광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산 북쪽 기슭의 화방사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화방사는 임진왜란이 끝난 뒤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함께 숨진 순국 장병들의 영혼을 기리는 제사를 지냈던 호국사찰. 이 충무공이 순국한 관음포가 이곳에서 멀지 않다.

화방사 옆을 지나 남서쪽 방향으로 정상에 이르는 등산로는 정상까지 3km 정도 거리이고 느린 걸음으로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정상까지 가는 등산로는 산 동쪽 기슭의 오동마을, 아산마을, 남해읍내 근처 남해여중 부근에서 시작하는 길 등 여러 길이 있는데 화방사에서 시작하는 길이 거리가 가장 짧다.

정상에 서니 사방이 탁 트이고 한쪽으로는 바다가 펼쳐져 눈이 즐겁다. 정상에 오르기 전까지는 바람 한 점 없어 찜통 같더니 정상에선 산 밑에서 올라오는 차가운 바람이 제법 세게 분다. 이날 산 주변으로 안개가 자욱해 아주 멀리는 보이지 않았지만 맑게 갠 날에는 내륙 쪽으로 지리산까지 보인다 한다.

정상에서 500m쯤 떨어진 송신탑까지 가는 완만한 능선 길은 길 폭이 넓고 평평한 데다 잔디까지 깔려 있어 걷는 재미가 일품이다. 또 철쭉 군락지라 5월에는 길 양옆으로 철쭉이 흐드러지게 핀다.

송신탑을 지나 서쪽 해안선과 평행하게 나 있는 능선 길로 내려왔다. 남쪽 기슭의 남해스포츠파크 부근 서상마을로 내려가는 길이다. 거리가 5.78km인데 빠르게 걸어도 2시간은 잡아야 한다. 중간에 2개의 봉우리(수리봉, 학석봉) 덕분에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당히 섞였다.

내려오는 길 옆 풀숲에 산딸기가 지천으로 열려 모두들 가시 넝쿨을 헤집고 산딸기를 따느라 정신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산딸기를 따 먹어 본 적이 언제였던가.

해안가의 횟집에서 차가운 맥주를 곁들인 식사로 산행을 마무리했다.

남해=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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