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아이콘]부드러운 자연미의 대명사 ‘파자마 룩’

  • 입력 2008년 5월 30일 02시 58분


존 레넌과 오노 요코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힐튼호텔에서 기자회견할 때 입었던 옷은 파자마였다. 침대 안에서 평화를 외쳤던 그들이 입었던 파자마는 마치 ‘피터팬’의 웬디 남매가 입었던 것처럼 헐렁하고 스트라이프가 있었다. 말이 파자마여서 그렇지 그들이 입었던 그 옷은 꽤 세련되게 느껴졌다. 섹시나 세련됨과는 무관할 것 같은 파자마를 말머리로 꺼낸 것은 2008년 봄여름 유행에 파자마 룩(Pajamas Look)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컬렉션에서 남성복과 여성복 모두 등장한 패션이 있다면 바로 파자마 룩이다. 파자마 룩은 말 그대로 ‘잠옷 스타일 옷’을 말한다. 몸에 착 달라붙는 부분 없이 헐렁한 실루엣에, 소재는 몸에 자연스럽게 흐를 수 있는 실크나 면까지 다양하다. 이번 봄여름 유행하는 것 중에 히피 룩이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파생된 스타일이다.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연주의를 지향하는 히피 룩이 파자마 룩까지 탄생시켰다. 파자마를 입고 기자회견까지 했던 존 레넌과 오노 요코도 히피 룩의 대명사가 아니겠는가.

파자마 룩은 남녀 가리지 않고 런웨이에 등장했다. 랑방, 라프 시몬스, 드리스판 노턴 같은 브랜드에서 남자들은 헐렁하면서도 흘러내릴 것 같은 재킷과 셔츠, 허리를 끈으로 졸라맬 수 있을 정도로 헐렁한 바지를 입었다. 여성복도 마찬가지로 드리스판 노턴, 샤넬, 스텔라 매카트니와 같은 브랜드는 실크 소재로 된 헐렁한 재킷이나 원피스에 역시 헐렁하게 내려오는 통이 넓은 바지를 매치시켰다.

헐렁한 스타일은 사람을 여유롭고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또 감각적인 모습으로 연출할 수 있지만 자칫 통통하게 보일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대체적으로 파자마 룩은 통풍이 잘되고 편안하기 때문에 리조트 룩으로 연출하기에 안성맞춤이어서 여름에 자주 등장한다. 남자들의 경우 파자마 룩을 입을 때는 매우 지적이면서 전문직 종사자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양복에 착용하는 신사용 구두를 신었다가는 마치 늦잠 자다 정신없이 뛰쳐나온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다. 신발은 스니커즈나 캐주얼한 로퍼, 혹은 샌들을 신는 게 좋다. 재킷 속에는 티셔츠를 입거나 셔츠를 입더라도 타이를 매지 않는 게 좋다.

키가 그렇게 크지 않은 여성의 경우에는 헐렁한 상의를 입을 때는 밑이 꽉 끼는 바지를 입고 밑 통이 헐렁한 바지를 입을 때는 허리가 살짝 들어간 재킷을 고르는 것이 좋다. 이때도 너무 높거나 화려한 하이힐보다는 통가죽 샌들이나 스니커즈를 신으면 세련되게 보인다.

은이나 혹은 자개, 가죽으로 된 액세서리를 매치시켜 주고 백도 형태가 딱딱하게 생긴 것보다는 부드럽게 모양이 변하는 호보(Hobo·감자 자루 같은 모양)백을 들어 주면 한층 세련된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 이번 여름 파자마 룩을 연출해 보면 어떨까. 그렇다고 집에서 입던 꽃무늬 잠옷을 입고 나오는 일은 곤란하다.

서은영 패션 스타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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