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독자들과 부대끼고 싶어요” 해외 작가들 방한 줄이어

  • 입력 2008년 4월 17일 02시 55분


《이달 말 한국을 방문하는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해피 베르베르 데이 콘서트’라는 이벤트(27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 KT아트홀)로 독자들과 만난다. 소설가 정이현 씨가 사회를 맡고 작품 ‘파피용’을 재해석한 창작무용, 소설 ‘타나토노트’의 인형극 공연을 선보인다.

다양한 형식을 통해 독자들과 소통하겠다는 의도다.

방한하는 해외 작가들이 국내 독자들과 적극적인 스킨십에 나섰다.

그동안 해외 작가들이 국내 행사를 가질 경우 사인회나 강연, 질의응답이 대부분이었다. 베르베르가 2002년 방한했을 때도 사인회와 TV 출연이 전부였다. 그랬던 작가들이 독자와 현장에서 부대끼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베르베르 콘서트에 대해 열린책들 출판사의 이소영 편집장은 “베르베르가 신작 번역 출간을 계기로 방한하는 게 아닌 만큼 편안하게 독자들과 만나고 싶다고 했다”며 “틀에 박힌 형식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커뮤니케이션을 끌어내기 위한 행사”라고 밝혔다.》

올해에는 5월 1, 2일 제2차 한중 작가회의 등 해외 작가들의 방한이 이어질 예정이어서 독자들이 작가들과 얼굴을 맞댈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행사 중 9월 29일∼10월 5일 열리는 한일중 동아시아문학포럼은 고은 황석영 씨 등 우리 작가들과 일본의 시마다 마사히코, 히라노 게이치로, 중국의 모옌, 톄닝, 쑤퉁 등이 한자리에 모여 동아시아의 공동가치와 비전을 논의하는 의미 있는 자리다.

3국 작가들의 대담은 독자에게 공개되며, 인터넷 게시판을 열어서 독자 후기도 받는다. 포럼을 주관하는 대산문화재단 곽효환 팀장은 “예전에는 강연 뒤 한두 개 질문을 받는 데 그쳤지만, 이번 포럼에선 질의응답 시간만 30분 이상 된다”며 “독자가 구경꾼이 아니라 참여자가 되는 최근 분위기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터키의 오르한 파무크도 5월 11∼14일 방한해 육성으로 작품을 낭독하는 ‘낭독공감’ 행사를 통하여 독자들과 만난다. 한국문학번역원이 주관하는 ‘2008 서울, 젊은 작가들’ 페스티벌(5월 18∼24일)에선 인터넷서점 yes24가 독자들을 초청해 세계의 젊은 작가들과 만남의 시간을 갖도록 할 계획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한국 문학의 해외 출판이 활발해지고 한국 문학의 위상이 높아진 덕분이다. 한국 문학과 독자를 바라보는 해외 작가들의 인식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독자들의 문학적 취향이 넓고 깊어진 것도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영국과 미국 작품에서 벗어나 스페인, 아프리카 등 다양한 언어권의 작품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다양한 국가의 문학에 대한 독자의 궁금증도 커졌다는 것이다.

곽 팀장은 “독자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해외 작가가 늘어나는 추세와 작가들의 얼굴과 육성을 보고 듣고 싶다는 독자들의 요구가 맞물렸다”면서 “해외 작가와 국내 독자들의 스킨십 소통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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