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국제음악제]윤이상을 기리며…통영의 봄,음악이 활짝

  • 입력 2008년 3월 24일 03시 00분


작곡가 윤이상을 기리는 경남 통영국제음악제 봄 시즌이 26일까지 열린다. 개막일인 21일 동호동 시민문화회관 개막 무대에서 영국 BBC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윤이상의 ‘교착적 음향’,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d단조, 베토벤 교향곡 7번 등을 연주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통영=연합뉴스
작곡가 윤이상을 기리는 경남 통영국제음악제 봄 시즌이 26일까지 열린다. 개막일인 21일 동호동 시민문화회관 개막 무대에서 영국 BBC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윤이상의 ‘교착적 음향’, 시벨리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d단조, 베토벤 교향곡 7번 등을 연주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통영=연합뉴스
경남 통영시에 봄과 함께 음악이 만개했다.

통영 시내 곳곳에는 자크 루시에 트리오, 피아니스트 백혜선 등 유명 연주자의 연주회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렸다. ‘강구안’ 부둣가의 야외무대, 교회와 학교 강당, 군청회관 등 곳곳에선 즉흥 피아니스트 박창수 등 젊은 음악인들의 연주가 이어졌다.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의 고향 통영시에서 21일 막이 오른 제7회 경남 통영국제음악제 봄 시즌. 윤이상의 실내교향곡 2번 ‘자유(Freiheit)’를 주제로 삼은 이번 음악제는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작은 음악회 ‘프린지(Fringe·주변)’를 강화했다. 프린지 무대에서는 80여 개 팀이 참여해 음악제 기간 내내 클래식, 국악, 록, 아카펠라 등을 선보인다.

21일 동호동 시민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개막 연주는 자난드레아 노세다(44)가 지휘하는 BBC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맡았다. 770여 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개막곡 ‘교착적 음향’(윤이상 작곡)에 귀 기울이며 평생 고향을 그리다 이국에서 숨진 음악가 윤이상을 떠올렸다.

‘교착적 음향’은 현악 중심의 곡으로, 높낮이의 변화가 크고 복잡한 선율과 피치카토(손가락으로 현을 두드리는 연주)가 불규칙하게 반복되는 곡이다. 노세다는 인터뷰에서 “처음 경험한 윤이상의 음악에서 ‘무언가 절실히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가슴 깊은 곳의 억눌린 욕망’을 느꼈다”며 “한국의 역사와 작곡가 윤이상의 개인적 경험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그런 커다란 마음속 욕망이 바로 ‘음악’이라 부를 수 있는 그 어떤 것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21일 오후 프린지홀 무대에서는 퓨전국악앙상블 ‘아라연’의 공연이 펼쳐졌다. 청소년과 엄마 손을 잡고 객석에 앉은 꼬마들은 국악과 피아노의 다채로운 향기에 빠져들었다. 충무여중 2학년 최다슬(13) 양은 “음악제가 열릴 때마다 잘 모르는 음악이 많지만 듣고 있으면 왠지 마음이 즐거워진다”고 말했다.

음악제는 26일까지 이어지며 24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존 홀로웨이, 25일에는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등이 무대에 오른다. 폐막 무대에서는 KNUA 스트링 앙상블과 바이올리니스트 솔렌 페다시가 윤이상의 1987년 작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융단’을 연주한다.

통영=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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