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342>兒不嫌母醜, 犬不嫌主貧

  • 입력 2008년 1월 24일 03시 05분


자식은 어머니가 못생겼다고 해서 싫어하지 않고,

개는 주인이 가난하다고 해서 싫어하지 않는다.

兒(아)는 아이 또는 자식을 뜻한다. 혹 부모나 연장자에게 자신을 낮춰 부르는 말로도 쓴다. 嫌(혐)은 꺼리고 미워한다는 뜻이다. 嫌惡(혐오)는 싫어하고 미워함, 嫌煙權(혐연권)은 담배연기를 거부할 권리를 뜻한다. 의심하다의 뜻도 있다. 嫌疑(혐의)는 의심을 살 만한 일을 가리킨다. 醜(추)는 용모가 보기 싫다 또는 추잡하거나 악하다는 뜻으로 美(미)와 반대이다. 醜聞(추문)은 추악한 소문이나 평판을 뜻한다. 貧(빈)은 가난하다 또는 모자라다의 뜻으로 富(부)와 반대이다. 貧弱(빈약)은 가난하고 쇠약함 또는 보잘것없음을 뜻하며, 貧窮(빈궁)은 재물이 적고 생활이 평탄하지 않아 곤궁함을 뜻한다. 貧僧(빈승)이나 貧妾(빈첩)의 경우처럼 승려나 여인이 스스로를 낮춰 부르는 데에도 쓴다.

누구나 아름다움을 좋아하고 사랑한다. 그러나 어머니가 못생겼다고 해서 그것이 자녀의 어머니에 대한 애정을 해칠 수는 없다. 어머니에 대한 애정은 그 외모 때문이 아니라 진정을 바탕으로 하여 베푼 희생과 노고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진정보다 더 고귀한 모습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모에 의해 부모와 자식 사이의 애정이 변질되는 일은 없어야 마땅하다.

혹 부모의 외모가 못생겼다고 부끄러워하는 자녀가 있다면, 그는 부모가 베푼 진정의 아름다움을 바로 보지 못한다는 것을 자인하는 자이며, 동시에 부모의 외모를 자신의 장식품으로 여기는 자이다. 자녀가 그렇다면 부모도 자녀에게 추구하도록 가르친 가치가 잘못되지는 않았는지, 또는 진정의 전달이 왜곡되지는 않았는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심지어 개조차도 아껴주는 주인을 알아보며 그가 가난하다는 이유로 배신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明(명) 초기의 희곡 ‘殺狗記(살구기)’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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