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책 읽는 대한민국]김지영의 ‘크레이추얼 파워’

  • 입력 2008년 1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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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 열린 북세미나 강연 현장. 넥타이부대와 주부, 20대 청년부터 나이 지긋한 노년까지 청중의 모습은 제각각이었지만 책을 통해 무언가를 배우려는 의지는 모두 뜨거웠다. 김미옥 기자
올해 처음 열린 북세미나 강연 현장. 넥타이부대와 주부, 20대 청년부터 나이 지긋한 노년까지 청중의 모습은 제각각이었지만 책을 통해 무언가를 배우려는 의지는 모두 뜨거웠다. 김미옥 기자
“창조력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러나 그걸 얼마나 지속할 수 있는가에 따라 평범한 사람인지 남과 다른 훌륭한 리더인지가 결정됩니다.” 9일 서울 종로구 내수동 교보문고 본사 문화이벤트홀에서 ‘㈜그레잇웍스’의 김지영 대표가 자신의 책에 대해 강의했다. 김미옥 기자
“창조력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러나 그걸 얼마나 지속할 수 있는가에 따라 평범한 사람인지 남과 다른 훌륭한 리더인지가 결정됩니다.” 9일 서울 종로구 내수동 교보문고 본사 문화이벤트홀에서 ‘㈜그레잇웍스’의 김지영 대표가 자신의 책에 대해 강의했다. 김미옥 기자
“세상을 혁신한 리더의 공통점은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걱정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런 부차적 문제를 자기 삶의 중심에 놓지 않습니다. 창조적 리더들은 자신의 이미지보다 ‘세상에 감동을 줄 콘텐츠가 내 안에 있느냐, 없느냐’를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9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내수동의 교보문고 본사. 매서운 날씨에도 100여 명이 빼곡히 자리한 문화이벤트 홀은 조용하지만 온기가 넘쳤다. 문화콘텐츠제작사인 ‘㈜그레잇웍스’ 김지영 대표의 강의에 청중의 눈과 귀가 집중됐다. 메모나 녹음을 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날 강연은 동아일보와 교보문고가 주최하고 ‘북세미나닷컴(대표 이동우·www.bookseminar.com)’이 주관하는 저자 초청 강좌. 본보의 ‘2008 책 읽는 대한민국’ 프로젝트에 북세미나닷컴이 함께하는 첫 강연이기도 하다.

김 대표의 말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뜨거운 열기 속에 북세미나는 2008년의 첫발을 힘차게 내디뎠다.

○ 창조 경영이 시대를 이끈다

북세미나는 세간에 화제가 되는 책을 주제로 저자나 전문가가 독자에게 강연하는 도서 강좌. 2004년 11월 25일 윤은기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의 책 ‘우체국 프레드’(랜덤하우스) 강좌를 시작으로 매주 2회가량 세미나를 진행해 왔다. 이날 김 대표가 직접 쓴 ‘크레이추얼 파워’(중앙북스)에 대한 강좌는 238번째다.

이날 강연은 책 제목이기도 한 ‘크레이추얼 파워(Creatual Power)’의 개념과 효과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뤘다. 크레이추얼 파워란 창조하는(creative) 능력과 그것을 끝까지 실행하는 영혼의 힘(spiritual power)을 합친 뜻으로, 김 대표가 만들어낸 신조어. 그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행하기 어려운 것이 창조라고 봤다. 특히 이 시대 리더들은 콘텐츠를 ‘창조’하고 그것을 실행하는 ‘자기 내면의 확신’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확신은 의식의 가장 깊은 밑바탕인 영혼부터 스스로를 재무장시킵니다. 이로써 크레이추얼 파워는 인생과 비즈니스의 가치를 바꾸는 전제조건이 되는 거죠. 여기에 필요한 것이 열정 용기 순수 가치 사랑이란 5가지 덕목입니다.”

김 대표는 이를 한국의 국화인 ‘무궁화 5요소’란 개념으로 비유했다. 김 대표는 “영혼의 창조성은 민족의 신화와 결부된다고 믿는다”며 “우리가 뻔히 알면서도 실행하지 못하는 기본 요소를 무궁화 정신에 접목시켰다”고 말했다.

○ 창조적 발상이 실체적 성과를 이끌어

이 과정에서 김 대표가 찾아낸 ‘창조적 영혼’의 구체적 사례는 신라시대의 선덕여왕. 김 대표는 “여성이라서 여왕을 꼽은 것이냐”는 질문에 “선덕여왕은 세계적인 기준에 충분히 부합될 수 있는 요건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선덕여왕 말고도 존경할 만한 인물은 많습니다. 그러나 여타 통치자와 달리 선덕여왕은 덕(德)과 선(善), 문화의 통합 리더십을 갖춘 크레이추얼 파워의 모범 사례였습니다. 여러 종교와 학문의 장점을 수용하고 삼국 통일의 기틀을 갖추는 등 창조적 영혼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김 대표는 이런 발상의 전환을 통해 선덕여왕이란 콘텐츠를 문화 프로젝트로 키우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싸이더스 HQ’의 투자를 받아 선덕여왕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이나 교육물 등을 기획하고 있다. 창조력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실체적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 준 사례다.

북세미나에 참가한 독자들의 반응도 시종 진지했다. 강연을 들은 40대 직장인 김형진 씨는 “독서도 좋아하지만 저자의 강좌를 들으면 훨씬 책 내용이 생생하게 다가온다”면서 “최근 창조 경영이 화두인데 이를 영혼과 연결해 해석하는 관점이 매우 신선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강좌를 시작으로 북세미나는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2회씩 정기적으로 열린다. 11일 금요일에는 ‘단 한 줄의 승리학’의 저자인 김형섭 KENT C&P 대표가 강연자로 나선다. 이후 △‘글로벌 파워매너’의 서대원 전 유엔 차석대사(16일) △‘그림책, 음악을 만나다’의 김영욱 아동문학 평론가(18일) 등이 예정돼 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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