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본선 오른 44명중 31명 해외 유명성악콩쿠르 수상 실력파

  • 입력 2007년 11월 15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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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 제2회 동아국제음악콩쿠르

2007 제3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성악)로 부활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펼쳐지는 쇼팽콩쿠르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1차 예선이 벌어질 때부터 각국에서 온 응원단들로 객석이

입추의 여지 없이 가득 찬다. 청중 속엔 자연스레 ‘오빠부대’ ‘언니부대’가 생겨나기도 한다.

요즘엔 콩쿠르가 인터넷으로 생중계되면서 전 세계가 함께 콩쿠르의 축제 열기 속으로 빠져 들곤 한다.

11월 28일부터 12월 7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도 이런 흥분을 느낄 수 있다.

서울시와 동아일보사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LG와 함께하는 제3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성악)’.

1996년(피아노)과 1997년(바이올린) 열렸던 ‘동아국제음악콩쿠르’가 외환위기로 중단됐다가 10년 만에

‘서울국제음악콩쿠르’로 이름을 바꿔 부활했다.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 30개국에서 136명이 참가 신청을 했으며,

DVD 예비심사를 통과한 44명(해외 21명, 국내 23명)이 28일∼12월 7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대회에 초청받았다.》

○ 리투아니아 출신 부부 참가자 눈길

“올해 1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비냐스 콩쿠르에 갔을 때 참가자 명단에 러시아 사람이 한 페이지, 이탈리아 스페인 사람이 반 페이지 정도였는데 한국인 참가자 이름은 세 페이지나 계속되더라고요. 최종 결선에 가면 절반 이상이 한국 사람이지요.”

독일에서 유학 중인 바리톤 이응광은 이탈리아 지라르디 국제콩쿠르 1위, 마리아 칼라스 콩쿠르와 비냐스 국제콩쿠르에서 특별상을 받은 성악가다. 그는 12월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라 보엠’에서 마르첼로 역으로 국내 무대에 데뷔할 예정이기도 하다. 그도 이번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 출사표를 냈다.

한국에서 열리는 최초의 국제성악콩쿠르인 이번 대회는 참가자 45명 중 31명이 해외의 유명 콩쿠르 수상 경력이 있는 쟁쟁한 성악가다. 소프라노 제시카 프랫(영국)은 이탈리아 아네모스 국제콩쿠르 1위, 테너 데이비드 커크패트릭(미국)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디션 샬럿 지역 우승, 바리톤 일리야 실추코프(벨로루시)는 모스크바 벨라보체 국제콩쿠르 1위 수상자다. 툴루즈 국제콩쿠르 대상을 차지했던 바리톤 공병우, 올해 동아음악콩쿠르 우승자인 테너 조정기 등 국내 참가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부부 참가자도 눈에 띈다. 리투아니아 출신의 에글레 키시우(29)와 루마니아 태생의 바실레 키시우(32)가 그 주인공. 두 사람은 이탈리아 안토니오 스콘트리노 음악원에서 함께 공부했으며, 올해 루마니아 조세프 슈미트 성악 콩쿠르에서도 함께 특별상을 받은 바 있다.

○ 2차 예선선 ‘저 구름 흘러가는 곳’ 등 한국가곡이 필수

참가자들은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한국의 예술가곡 9곡과 오페라 아리아 5곡 중에서 선택해 리사이틀홀에서 예선과 준결선을 치른다. 특히 2차 예선에서는 ‘강 건너 봄이 오듯’(소프라노), ‘저 구름 흘러가는 곳’(메조소프라노), ‘산들바람’(테너), ‘청산에 살리라’(바리톤·베이스) 등 한국의 가곡을 반드시 한 곡 불러야 한다. 6, 7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결선 무대에서는 서울시향(지휘 최승한)과 협연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의 총상금은 12만2000달러. 1위는 5만 달러, 2위는 3만 달러, 3위는 2만 달러, 4위는 1만 달러, 5위는 7000달러, 6위는 5000달러를 받는다. 1위 상금이 1만 달러 정도에 불과한 대부분의 해외 콩쿠르에 비교하면 엄청난 액수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강병운 서울대 교수는 “세계 성악계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위상이 엄청나게 높아졌는데도 지금까지 국제콩쿠르가 없어 아쉬움이 컸다”며 “세계에서 온 성악가들이 한국의 가곡을 부름으로써 우리의 음악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리사이틀홀 전석 2만 원, 콘서트홀 2만∼4만 원. 전 공연 패키지 관람권 10만 원. 02-2020-0540, 1588-7890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심사위원단은

최고 드라마틱 테너 자코미니 등 11명이 별중의 별 고른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드라마틱 테너로 불리는 주세페 자코미니(67)는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 심사위원으로 초청돼 방한기간 중 국내에서 공연되는 오페라에도 출연한다. 11월 23∼27일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펼쳐지는 ‘아이다’에서 라다메스 장군 역을 맡을 예정이다. 자코미니를 비롯해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는 세계 유명 음악인들이 심사위원으로 대거 초청됐다. 총 11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은 국내 3명, 해외 8명 등으로 구성됐다. 공정성을 위해 경연자가 최근 2년 내에 3개월 이상 심사위원을 사사했을 경우 해당 심사위원은 그 경연자의 심사에서 빠지도록 했다.

심사위원장인 베이스 강병운(서울대 음대 교수)은 이탈리아에서 마에스트로 마리오 델모나코와 티토 고비를 사사했다. 그는 1988∼2004년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 주역 가수로 초청돼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 주세페 시노폴리와 함께 공연했다. 소프라노 김영미(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1981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루치아노 파바로티 국제성악 콩쿠르에서 우승해 파바로티와 함께 오페라 ‘사랑의 묘약’에서 상대역으로 공연을 한 성악가다. 소프라노 정복주는 이화여대 음대 교수.

잔 베르비에(프랑스)는 20세기의 위대한 메조소프라노 중의 하나로서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의 체를리나, ‘코지 판 투테’의 데스피나, ‘피가로의 결혼’의 마르첼리나 역할을 가장 잘 소화하는 성악가이다. 셰릴 스튜더(미국)는 독일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바르셀로나 리세우극장, 파리 오페라극장, 영국 코벤트가든 등의 무대에 서 온 예술가다.

이 밖에도 독일 뉘른베르크 음악학교의 교수로 재직 중인 지크프리트 예루살렘, 스위스 에어푸르트 시립극장 극장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기 몽타봉,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 성악과 교수인 유제니아 안벨트(러시아), 미국 워싱턴 오페라단의 예술행정 감독인 크리스티나 셰펠만(독일), 스페인 마드리드 퀸소피아 음대의 성악과 학과장인 톰 크라우제(핀란드) 등이 심사위원으로 초청됐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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