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 中창하오 9단 꺾어… 삼성화재배 4강 올라

  • 입력 2007년 10월 1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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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회 삼성화재배 4강에 오른 이세돌 9단(오른쪽)과 황이중 6단이 선전을 다짐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 제공 사이버오로
12회 삼성화재배 4강에 오른 이세돌 9단(오른쪽)과 황이중 6단이 선전을 다짐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 제공 사이버오로
박영훈 9단이 삼성화재배의 한을 풀 수 있을까.

2003년 제8회 삼성화재배 결승전. 박 9단은 일본의 조치훈 9단과 결승에서 만났다. 박 9단으로선 첫 세계대회 결승이었다. 여기서 이기면 확실히 일류 기사로 발돋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상대도 전성기가 지난 조 9단이어서 바둑계에선 욱일승천하는 박 9단이 조 9단을 물리치고 우승할 것이라고 점쳤다.

박 9단은 예상대로 1국을 완승으로 이끌었다. 2국에선 초반 우세를 잡았으나 후반에 행마가 엉키면서 아깝게 바둑을 놓쳤다.

그해 12월 11일 열린 3국. 박 9단은 피 한 방울 안 나올 정도로 견실하게 국면을 이끌어 우승 고지의 9분 능선까지 올랐다. 비교적 쉬운 끝내기만 남은 상황. 끝내기가 장기인 박 9단의 실력을 감안할 때 상금 2억 원의 주인공은 당연히 박 9단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박 9단은 어이없는 착각으로 우승컵을 조 9단에게 넘겨줬다.

박 9단은 그 바둑에서 진 뒤 한동안 슬럼프에 빠질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그는 이후 삼성화재배와 별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러나 박 9단은 “이번엔 좀 다르다”고 말하고 싶은 듯하다. 박 9단은 9일 대전 유성구 삼성화재 연수원에서 열린 12회 삼성화재배 8강전에서 신예 한상훈 초단을 물리치고 4강에 진출했다.

박 9단은 초반 한 초단의 무리수를 응징하며 대마를 잡아 유리한 형세를 그대로 굳혔다. 박 9단은 “대마를 잡으러 간 승부수가 통했다”고 말했다.

박 9단의 4강 상대는 중국의 1인자 구리 9단. 구리 9단은 8강전에서 유창혁 9단을 물리쳤다. 두 대국자는 11월 20일 3번기를 벌여 결승 진출자를 가린다.

한편 10일 이세돌 9단이 중국의 창하오 9단을 물리치고 4강에 올라 중국의 황이중 6단과 결승 진출을 다툰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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