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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8월 24일 11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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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하 화백 등 90대 원로화가, 이한우 화백 등 80대 원로화가들은 경찰을 대동해 화랑에서 위작을 찾아 낸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70대 원로화가들의 위작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포털아트를 통해서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박남, 최우상 화백의 위작이 얼마 전 발견됐다. 포털아트와 진품 확인 계약을 체결한 강우문 화백의 작품도 위작이 발견된 적이 있다.
위작 문제가 발생하는 기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은 없는가?
유고작은 몰라도 최소한 생존해있는 화가들의 작품은 해결할 수 있다. 원로화가들이 자신의 작품에 대한 진위 여부를 직접 확인해주면 된다. 일부는 감정서도 위조하면 대책이 없지 않느냐고 할 수 있지만 그것은 방법이 있다. 인터넷을 통해 공개적으로 사고팔면 된다.
그러나 현실은 감정위원회의 감정을 거쳐야 한다. 문제는 그 감정위에서 진품으로 감정한 것은 가짜로, 가짜로 확인된 것은 진품으로 밝혀진 예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자 지난 1월에는 통합 감정기구인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가 탄생했다. 이곳에서 첫 감정한 변시지 화백의 ‘조랑말과 소년’을 진품으로 감정했지만, 이 작품은 변 화백이 위작으로 지목한 그림이다.
결론적으로 살아 있는 분의 작품조차도 진품 여부를 가려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유작들의 진품 구별은 더욱 힘든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판매된 작품은 예외적이다.
국내 미술품 경매사이트인 포털아트는 “국내 작품의 경우 유작을 취급하지 않고 현존하는 화가에게 작품을 직접 공급 받는다. 화가가 진품을 입증하는 사진을 촬영해 준 작품만을 인터넷 경매를 통해 판매하고 그 사진은 영구 공개 보존한다”고 위작방지법을 공개했다.
그렇다면 화가가 오래 전에 판매한 작품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이것도 간단하다. 화가가 직접 진품 여부를 확인해주면 된다. 그리고 그것을 인터넷 경매를 통해 판매하고 그 작품 사진과 작품을 배경으로 한 화가 사진을 첨부해 공개하고 영구 보존하면 된다.
감정연구소에서 나온 감정서가 문제가 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감정위원을 밝히지 않는 것이다. 감정위는 “협박으로부터 감정위원을 보호하여야 하기 때문에 감정위원의 명단을 비공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있다.
얼마 전 법원은 박수근 화백의 작품에 대한 위작 여부를 판단하지 못했다. 즉, 검찰과 법원이 위작 여부를 판단해내지 못했는데, 감정위원 공개와 판단 근거를 기재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일부는 투명한 유통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지만 이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미 오래 전에 유통된 작품들에 대한 해결책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 화가는 “화가가 직접 자신의 작품인지 아닌지 확인해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그 결과를 인터넷에 공개해 영구 보존하는 방법이 있다. 또한 유작의 경우도 원로 화가들이 감정위를 만들고, 같이 활동하다 먼저 가신 분들의 작품을 감정해주는 방법이 있다. 그나마도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 방법이다.”고 말했다.
즉 그림의 원래 주인인 화가들에게 권한을 주면 해결된다는 것이다. 골동품의 경우는 TV 등에서 공개적으로 감정사들이 감정하는 것이 현재로는 가장 확실하다.
90대 원로화가 장리석, 김종하, 장두건, 황유엽 등의 작품 확인은 더욱 빨리 이뤄져야 한다. 이들이 작고하면 지금의 이중섭, 박수근 화백 작품과 같이 위작시비에 휘말릴 것은 너무나 명확하다. 이들 작품뿐만이 아니라 이한우, 권옥연, 황용엽, 강우문 등 70대 후반, 80대 원로화가들의 작품도 한시 바삐 전 작품을 화가로부터 진품 여부 확인을 받아 둬야 한다.
포털아트 관계자는 “위작 문제는 기본적으로 화가들에게 있어야 할 권리가 판매상들에게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며 “이제부터라도 화가에게 권한과 권리를 다시 돌려주고 유통되는 모든 작품은 화가가 직접 확인해준 작품만 유통되도록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위작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로화가들은 최근 한국미술추급권협회(이하 협회)를 설립했다. 협회는 장리석 등 90대 원로화가에서부터 70세 이상 원로화가로 구성돼 있고 최근 위작이 많이 발견되고 있는 변시지 화백 등이 회원으로 돼 있다.
협회 사무총장 신동권 화백은 “협회를 설립 이유는 화랑이나 경매사들이 화가에게 빼앗아간 권리를 찾기 위해서다”며 “화가들의 권리를 찾으면 자동적으로 위작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화관광부는 최근 협회에 추급권 관련 의견 수렴 요청을 보냈다. 협회 장리석 회장은 문화관광부에 보낸 회신을 통해 “추급권이 도입되면 위작문제가 해결되고 우리 후손들의 문화유산으로 남을 작품들이 가치를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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