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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7월 1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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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이나 주식보다 미술품이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는 시대가 옵니다.”
온라인 미술품 경매업체인 포털아트 김범훈(48·사진) 대표는 1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포털아트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중산층 이상은 자기 자산의 20∼30%를 미술품에 투자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일반인이 이런 전망을 내놓으면 코웃음 칠 사람이 많을 것. 하지만 벤처 신화의 주인공이 한 주장이기에 무시하기도 어렵다.
김 대표는 1989년 국내 최초로 컴퓨터 음악 카드인 ‘옥소리’를 개발해 컴퓨터 노래방 붐을 일으킨 인물. 김 대표는 1995년 옥소리를 한솔그룹에 70억 원에 매각해 대박을 터뜨렸다.
포털아트는 국내 유명 작가의 작품을 일반 화랑에서 판매되는 가격의 30% 수준에서 팔고 있다. 인터넷 경매 방식도 도입했다.
김 대표는 “미술품에 포함된 거품을 없애기 위해 작가 1명에게서 여러 작품을 한꺼번에 구입하는 방식으로 작품 가격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사이트를 연 후 지금까지 경매를 통해 팔린 미술품은 1만여 점. 김 대표는 “일반 화랑에서 한 달에 그림 10점을 팔기 힘든 현실을 고려하면 괜찮은 성적표”라고 말했다.
포털아트는 ‘북한 작품 외에는 유작(遺作)을 팔지 않는다’는 독특한 경영 원칙이 있다. 작가가 고인(故人)이 되면 작품 값이 올라가지만 포털아트는 생존하는 작가의 작품만 판매한다.
김 대표는 “최근 미술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위작(僞作) 시비를 없애기 위해 작가에게서 작품을 직접 구입한다”며 “작가와 작품을 함께 찍은 사진을 사이트에 공개해 구매자들의 신뢰를 얻었다”고 밝혔다.
포털아트는 구매자들이 미술품을 사들여 1년 후 되팔 수 있는 ‘재경매’ 시장도 운영하고 있다. 싫증난 미술품을 집 한구석에 처박아 두기보다는 재경매를 통해 다른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미술품의 환금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부동산은 세금을 많이 내야 하고 주식은 주가 폭락으로 휴지 조각이 될 수 있지만 미술품은 내야 할 세금도, 가격이 폭락할 위험도 없다”며 “최근 불고 있는 미술품 투자 열기가 쉽게 수그러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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