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정 되기까지 30년… 평균 재직기간 2년 반

  • 입력 2007년 4월 24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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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조 교수 ‘한국의 관인’ 분석

오늘날의 국무총리에 해당하는 조선시대 영의정의 평균 재직일수는 926일(약 2년 반)이라는 통계 결과가 나왔다. 부총리급인 좌의정은 565일, 우의정은 474일이다. 근래 들어 ‘수명’이 평균 1년 안팎인 역대 총리보다 재임기간이 길었다.

국민대 한국학연구소가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삼국사기에서 조선왕조실록에 이르기까지 각종 문헌과 금석문을 통해 역대 관인(官人)과 관직(官職) 변동사항을 뽑아 정리한 결과다.

정만조 국민대 국사학과 교수의 책임지도로 2005년 시작한 ‘한국 역대 관인정보망 구축’사업은 현재 고조선부터 일제에 강점된 1910년 이전까지 총 9만1440명의 관인과 관직 사항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에 따르면 역대 최장 기간 재직한 정승은 조선 초기 영의정으로 활약한 황희 정승으로 6562일, 약 18년에 이른다. 반면 인조 대에 영의정에 제수된 신경진은 6일 만에 사망해 최단 재임기록을 세웠다.

오늘날 총리는 보통 ‘외부영입’이 많지만 조선 시대에는 관료 조직에서 단계적으로 올라가는 ‘내부승진’이 일반적이었다. 조선시대 영의정을 지낸 162명을 조사한 결과 대체로 과거급제-승문원 정자-삼사의 지평·홍문관 교리-이조정랑-이조참의·참판·판서-의정부 참찬-우의정-좌의정-영의정이 보편적인 코스였으며 약 30년이 소요됐다.

정 교수는 “조선의 영의정들은 이처럼 철저한 훈련과 교육 과정 및 인사나 언론 관련 부서를 거침으로써 차후 대신으로서 정책의 조정이나 절충을 담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민대 한국학연구소는 27일 국민대 본부관 학술회의장에서 ‘한국사상 관인·관직 DB의 구축과 활용 방안’을 주제로 학술회의를 열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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