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집 ‘마이 로맨틱…’ 낸 윤건 “12곡 담느라 20곡 버렸죠”

  • 입력 2007년 4월 11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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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조이웍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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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음지에서 양지로 나온 사람처럼 그는 밝아졌다. 반쯤 가린 얼굴이나 실루엣 영상은 이제 과거지사. 모델처럼 포즈를 취한 앨범 재킷이 낯설기까지 하다. 그의 음악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무리들을 가리켜 '윤건 폐인'이라 했듯, 데뷔 후 9년 간 윤건(30)의 이미지는 '음악' 그 자체였다. 하지만 이젠 달라졌다.

"재킷 사진, 뮤직비디오 모두 제가 등장했어요. 심경의 변화랄 것까진 없고 평소 생활 그대로 임했을 뿐이죠. 아니, 사실은 피부 알레르기가 생길 정도로 신경이 쓰여요. 설레면서 울렁거리는 느낌이랄까요?"

2년 5개월 만에 3집을 발표하는 그에게 울렁증은 당연한 일. 6년 전 나얼과 함께 활동했던 '브라운아이즈' 시절 단 한번의 방송출연 없이 두 장의 음반으로 130만장을 팔았던 주인공이기에, 특유의 서정적 감성으로 '폐인'을 양산해냈던 가수이기에 음악은 오늘도 부담스럽다.

"음악을 와인에 비유한다면 오랫동안 숙성시켜 진한 맛이 우러나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지금도 노래작업 도중에 '이건 남의 노래다'라 스스로 최면을 걸고 끝없이 검증하죠. 중간에 노래가 질리면 버리기도 하고요."

3집 역시 12곡의 최종 수록곡을 담기 위해 그는 20곡 이상을 버렸다. '윤건 폐인'이란 수식어보다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서. 그래서 만든 곡이 타이틀 곡 '사랑으로 빚진 날들'이다. 과거 '어쩌다' '헤어지자고' 등 다소 격정적인 노래들에 비하면 밋밋한 느낌도 없잖아있지만 그는 "더 강해진 것 아니냐"며 웃는다. 니-요, 존 레전드 등 네오 솔 음악 스타일 '에브리싱', 네 줄짜리 하와이안 기타가 인상적인 '에브리데이', 하우스 뮤직인 '플레이 더 게임' 등 전반적으로 편안해졌다.

"갈수록 한번 듣고 버리는 음악 문화가 판치는데 내 음악도 그럴까 걱정되기도 하고… 그래도 전 많이 활동할 거예요. 일본, 유럽 등 해외 진출도 계획해놓고 있어요. 재미있을 것 같지 않으세요? 음악은 즐겨야 하니까요."

밝아진 건 모습만은 아니었다. 과거 TV출연과는 거리가 멀었던 그도 이제는 음악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방송 출연도 뜻을 품고 있다. '엔터테이너형 가수'가 판치는 요즘 혹시 오락 프로그램은 어떨까? 그는 "TV를 안 봐서 오락 프로그램이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웃을 뿐이다.

1999년 힙합그룹 '팀'의 멤버로 데뷔한 그도 어느덧 가수 생활 9년 째. 연세대 음대 입학 후 가수가 되기 위해 교내에서 '아웃사이더'를 자처한 것도 후회하지 않는다. 그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더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하고 싶은 음악을 제약 없이 할 수 있는… 얼마나 멋져요. 너무 당연한 대답인가요? 하하."

김범석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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