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교황 바오로 2세 "암살 음모 배후는 소련"

  • 입력 2007년 1월 23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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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81년 자신을 암살하려던 음모의 배후에는 소련이 있었다고 확신했다. 또 건강악화로 한때 사임을 진지하게 고려했으며 교황의 정년을 80세로 제한하기 위해 교회법 개정도 검토했었다.

요한 바오로 2세의 오랜 개인비서였던 폴란드 출신 스타니슬리브 지비슈 추기경은 이달 말 출간될 저서 '카롤(전 교황의 속세명)과 함께 한 생애'에서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지비슈 추기경은 암살을 기도했던 터키인 알리 아그카를 '완벽한 킬러'라고 묘사하면서 "교황을 위험하고 거북한 인물로 생각하고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그를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978년 크렘린이 싫어했던 교황의 선출, 1979년 교황의 폴란드 방문, 1980년 폴란드 자유노조운동의 시작과 교황의 지지를 거론하면서 "모든 길은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교황도 암살기도의 배후가 소련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요한 바오로 2세가 건강 악화로 2000년 사임을 생각했으며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현 교황 베네딕토 16세) 등 측근들과 이 문제를 의논했었다고 지비슈 추기경은 회고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만 80세 미만의 추기경들만 교황 선출 비밀회의인 콘클라베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한 것처럼 교황도 80세에 은퇴하도록 교회법을 개정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했었다고 이 책은 소개했다.

이밖에도 이 책은 2001년 9·11테러 당시 로마 교황청의 긴박한 분위기, 2003년 이라크전쟁 직전 전쟁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교황의 모습도 그리고 있다.

지비슈 추기경의 저서는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29일 폴란드에서 각각 출간된다.

김재영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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