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가 14일 이 같은 제목의 기사로 한국 작가 전광영(62·사진) 씨의 작품세계를 소개했다.
이 신문은 ‘전 씨의 작품은 종이를 만진 사람들의 영혼이 담긴 작품’이라며 “그는 여러 세대의 손때가 묻은 낡은 한지를 사용해 작품에 영적인 의미를 더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 씨는 수천, 수만 개의 작은 한지조각을 직사각의 평면에 섬세하게 이어붙인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작가. 필라델피아대에서 서양 미술석사 학위를 받은 그는 유화작업에 한계를 느끼고 수십 년 동안 방황하다 50세가 넘어서야 새로운 작품세계에 눈을 떴다.
이 신문은 “전 씨는 3년 동안 버려진 한국의 옛 서적 2만 권 이상을 매입했다. 내용을 읽으려는 것이 아니라 뽕나무 잎으로 만든 수제 종이를 모으기 위한 것”이라며 “어떤 작품들은 100년이 넘은 종이들을 사용했다”고 소개했다.
이 기사에는 “나에게 낡은 종이는 인생이고 역사다. 종이에는 그걸 만진 사람들의 영혼이 들어 있고, 따라서 나는 그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싸고 있는 것”이라는 전 씨의 이야기도 들어 있다. 전 씨는 9월 7일부터 21일까지 뉴욕 맨해튼에서 작품 전시회를 연다.
이에 앞서 전 씨는 6월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세계 10대 화랑 중 하나인 영국 런던 ‘애널리 주다 파인아트’의 초대를 받아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당시 ‘더 타임스’ 등 영국 언론들은 평론가들의 말을 빌려 “한지라는 소재를 사용한 흑백의 대비가 한국인에게는 정신적 공감을 주고, 서구의 미술광들에게는 동양적 정서와 정신세계에 대한 신비감을 준다”며 찬사를 보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