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은 마음에, 사진은 한국에”…日노무라목사 사진기증

  • 입력 2006년 4월 1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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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전 청계천 판자촌1970년대 서울 청계천 하류인 성동구 사근동 한양대 부근에 늘어선 판자촌. 구호활동을 위해 이곳에 왔던 일본인 노무라 모토유키 씨는 30여 년 만에 청계천 하류 판자촌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제공 서울시
30년전 청계천 판자촌
1970년대 서울 청계천 하류인 성동구 사근동 한양대 부근에 늘어선 판자촌. 구호활동을 위해 이곳에 왔던 일본인 노무라 모토유키 씨는 30여 년 만에 청계천 하류 판자촌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제공 서울시
1960, 70년대 청계천 판자촌 일대에서 도시빈민 선교를 펼친 일본인 목사의 눈에 비친 당시 생활상을 보여주는 특별 사진전이 13∼23일 서울 성동구 마장동 청계천문화관에서 열린다.

청계천변에 판잣집을 짓고 살아가는 도시빈민들의 생생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이는 일본인 목사 노무라 모토유키(野村基之·75) 씨. 그는 미국 유학을 마친 뒤 1968년 한국의 청계천 판자촌을 찾아와 의지할 곳 없는 도시빈민들을 돕는 선교활동과 사회운동을 펼쳤다.

당시 청계천변에 활빈교회를 설립해 빈민 선교에 앞장섰던 김진홍(金鎭洪)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의장도 훗날 출간한 자신의 저서에서 노무라 목사의 활약을 언급하기도 했다.

청계천 판자촌의 어려운 생활상을 사진으로 찍어 독일 등에 원조를 요청하기도 했던 그는 1970년대 중반 일본으로 돌아갔다.

그는 지난해 말 자신이 한때 애착을 갖고 지냈던 청계천이 복원됐다는 소식을 한국 지인을 통해 전해 듣고는 간직해온 사진과 스크랩북, 한국지도 등 826건을 올 2월 서울시에 무상 기부했다. 그는 “청계천 판자촌도 기록이고 역사이기 때문에 개인이 소장하는 건 맞지 않고 당연히 한국에 돌려줘야 한다”고 기부 동기를 밝혔다.

서울시는 자신을 ‘노무라 할아버지’로 불러달라는 그의 뜻을 받아들여 ‘노무라 할아버지의 청계천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이번에 사진전을 마련했다.

노무라 목사는 13일 사진전 개막식에 맞춰 부부 동반으로 한국을 다시 찾는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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