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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4월 7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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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법으로 신문을 규제할 수 있는데 새 법률을 만들어 통제하려 한다면 한국은 신문다운 신문이 없다는 조롱과 비판을 받을 것입니다.”
동아일보 대리인 이영모(李永模·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변호사는 6일 공개변론에서 ‘신문 등의 자유와 기능 보장 등에 관한 법률(신문법)’과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이 과도한 규제이며 불필요한 통제임을 강조했다.
▽“자율 규제 줄이고 통제만 강화”=이 변호사는 “두 법률이 종래의 ‘자율 규제’를 대폭 줄이고 소위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있어 여러 가지 헌법적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적정한 조화를 이루지 못한 채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면 동아일보 등 언론이 헌법으로 보장받는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 경제 활동과 직업의 자유, 재산권 보장을 지나치게 규제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신문법 조항 중 신문사의 전체 발행부수 및 유가 판매부수, 구독 수입과 광고 수입, 주식 지분 명세를 신문발전위원회에 신고하도록 규정한 16조가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16조는 신문사가 경영정보를 신문발전위에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이를 어길 경우 2000만 원의 과태료를 물리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변호사는 “사기업인 신문사의 경영정보와 수입 명세를 제출하게 해 행정부 소속 위원회가 이를 검증 및 공개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합리적 입법이라고 우길 헌법상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여론의 다양성을 보장하고 신문 산업의 진흥을 위한다’는 취지에 따라 문화관광부에 신문발전위를 설치하도록 규정한 27조도 “헌법이 묵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발전위를 통한 신문발전기금 지원은 신문의 공정경쟁을 유도한다는 목적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여론 시장에 직접 개입하게 만든다는 설명이었다.
이 변호사는 “정부의 신문발전기금 지원은 일간신문의 정부 비판을 무디게 하고 일반적 정치적 정보의 다양성 말살과 정보의 획일화를 꾀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판 기능 위해 공익적 제한 기꺼이 수용해야”=문화부 대리인 양삼승(梁三承·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언론의 공익적 성격’과 ‘잘못(오보)에 대한 겸허함’을 들고 나왔다.
언론기관은 사기업이지만 영리만을 추구하지 않고 감시 및 비판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 공익적 성격이 강한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언론의 보도도 한없이 불완전한 인간이 하는 일인 이상 언제든지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겸허함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중재위원회 대리인 이주관(李柱寬) 변호사는 언론중재법이 언론 보도의 피해자를 신속하게 구제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최소한의 수단을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뉴스의 속보성 때문에 불가피하게 오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언론사는 정정 보도를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고 정정 보도에 인색하지 않은 언론사가 오히려 더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 “언론매체 간의 겸영 금지” 의미 질의=동아일보 헌법소원 사건 주심인 주선회(周善會) 재판관은 양쪽의 변론이 끝난 뒤 신문법 15조 2, 3항에서 규정한 ‘겸영 금지’의 의미를 어떻게 이해하느냐고 물었다.
주 재판관은 “KBS와 MBC가 현재 통신인 연합뉴스 주식을 각각 43.35%, 32.15%씩을 갖고 있고 다른 모든 신문은 1∼2%씩의 주식을 갖고 있다”며 “신문이 뉴스통신을 겸할 수 없고 뉴스통신이 방송을 겸할 수 없도록 한 현행법에 따르면 이것은 위법”이라고 말했다.
양쪽 대리인들은 서면으로 답변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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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개변론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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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 대한 과도한 규제인가, 공익성을 고려한 최소한의 조치인가.
6일 오후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공개변론은 진지한 분위기 속에 3시간 이상 진행됐다.
윤영철(尹永哲) 헌법재판소장 등 재판관 9명 전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등의 대리인 7명은 문화관광부와 언론중재위원회 등 정부 대리인 6명과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100여 명의 방청객은 양측의 주장에 귀를 기울였다.
청구인 정인봉(鄭寅鳳) 변호사는 변론을 시작하면서 “참으로 착잡한 심정”이라며 “군사 독재를 청산해서 민주화를 완성했다고 선전하는 현 정권이 언론을 묵살하고 있고, 코드 독재가 기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언론중재위원회가 국가적·사회적 법익이나 타인의 법익 침해사항을 심의하고 이를 공표할 수 있게 한 규정에 대한 논란도 거셌다.
동아일보 대리인인 이영모 변호사는 “언론중재법은 신문에 대한 사후 검열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며 “특히 시정권고는 시민단체 등 피해자가 아니더라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에 신문의 자유는 더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또 재판부에 제출한 ‘변론 요지’에서 개인적인 사례를 들어 공동 배달 제도의 문제점을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이 변호사는 자신이 오전 4시부터 6시 반까지 시간차를 두고 배달되는 3종의 조간신문을 차례대로 읽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공동 배달을 하면 보급소 간 경쟁이 사라지기 때문에 배달 시간이 늦어질 수 있고 오전 7시쯤 배달된다면 나는 조간을 읽지 못하고 지하철역의 무가지로 대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독자가 신문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자기결정권을 빼앗는 신문법상의 신문유통원 규정은 헌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언론중재위 대리인인 이주관 변호사는 2004년 만두파동 때 오보로 인해 자살한 만두회사 사장을 보도한 TV 뉴스를 보여 준 뒤 “언론사의 고의 및 과실이 없더라도 오보는 정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참고인 채택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재판이 끝날 무렵 문화부 대리인 양삼승 변호사는 참고인 채택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윤 소장이 “누구를 몇 명이나 내세울 것이냐”고 묻자 양 변호사는 상대방을 의식한 듯 “몇 명 준비돼 있지만 참고인 채택이 결정되면 서면으로 제출하겠다”고 대답했다. 윤 소장이 “어떤 부분에 대한 참고인이냐”고 거듭 묻자 양 변호사는 “신문법이 합리적이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도록 현재 언론 상황을 보여 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구인 측 대리인도 “그렇다면 우리도 참고인을 신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재판부는 참고인 채택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5분간 휴정했고 이어 다음 2차 공개변론 때 양측에 1명씩 참고인을 신청할 기회를 주기로 하고 1차 공개변론을 마쳤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헌법재판소 공개변론:
헌법재판소의 공개 변론은 흔치 않은 일이다. 헌재는 지난달 23일 하루 내내 열린 재판과 전원 평의를 통해 공개 변론의 일정과 형식을 결정했다. 공개 변론이 열리면 사건 당사자들은 변론 요지와 증거 등을 9명의 재판관 앞에서 직접 설명한다. 헌재는 사회 정치적인 영향력이 크고 첨예한 다툼이 예상되는 사안들에 대해 공개 변론을 실시한다. 2004년 3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에 대해 공개변론이 열렸다. 탄핵 심판 사건 자체도 민감한 사안이었지만 공개변론에도 국민적 관심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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