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된 우리의 기도를 들으소서”…개신교 부활절 연합예배

  • 입력 2006년 4월 7일 02시 59분


올해 부활절인 16일에는 개신교계가 진보와 보수, 나아가 남과 북이 어우러져 하나 되는 화해의 제단을 하나님께 바친다.

이날 오후 3시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는 15만 명의 성도들이 참가한 가운데 ‘생명과 화해의 주, 예수 그리스도’를 주제로 보수적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박종순 목사)와 진보적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회장 박경조 성공회 주교)가 공동 주최하는 ‘2006년 부활절 연합예배’가 봉헌된다. 전국 교회의 예배에서도 한기총과 KNCC가 공동 작성한 기도문과 주제해설자료 등이 활용된다.

그동안 부활절 연합예배는 상설기구인 ‘한국부활절연합예배위원회(한부연)’가 주관해 외형적으로 연합예배의 형태를 띠었지만 실질적으로는 보수와 진보가 겉돈 적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에는 한기총과 KNCC가 기도문 설교문(메시지) 교독문 주제해설자료 등을 공동 작성해 연합예배뿐만 아니라 전국 교회에서도 다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 연합예배 순서도 양측에서 골고루 맡도록 했다.

특히 보수적인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가 진보적인 신학자 채수일 한신대 신학대학원장과 설교문을 공동 작성해 주목된다.

‘빈 무덤과 부활신앙’이란 주제의 이 설교문은 “예수님이 부활하심으로써 그를 십자가에 처형해 승리한 것처럼 보였던 악의 세력이 심판받았다. 악의 승리는 잠시일 뿐이다. 예수님은 부활하심으로써 죽을 수밖에 없는 모든 인간의 구원자가 되셨고, 지금 악의 세력 때문에 고통 받는 모든 인간의 해방자가 되셨다”고 밝히고 있다. 조 목사는 이 설교문을 토대로 설교할 예정이다.

보수, 진보뿐 아니라 남과 북이 하나 되는 신앙을 고백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2월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에서 KNCC와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이 공동 작성해 발표한 기도문이 일부 수정돼 한기총까지 포함한 남북교회 전체의 이름으로 채택되는 것도 예년에 없던 일이다.

아울러 교단 대표와 원로 중심으로 예배 순서를 맡던 이전의 틀에서 탈피해 평신도와 어린이, 여성도 골고루 참여하도록 해 화합의 의미를 강화한 것도 이번 연합예배의 특징이다.

교회와 세상을 위한 기도 중 ‘생명과 창조질서를 위한 기도’를 어린이 2명이 담당하고, 예장 대신 교단의 여전도회장인 이복수 권사는 KNCC 총무 백도웅 목사와 함께 ‘남북교회 공동기도문’을 낭독하기로 했다. 연합예배 헌금(2억 원 예상)은 북한 어린이 결핵퇴치사업 등에 쓰일 예정이다.

연합예배 성가대도 사상 최대인 2만600명(2006년을 상징)으로 구성된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명성교회, 사랑의 교회, 온누리교회와 중소형 교회들의 성가대들이 망라돼 ‘할레루야’ ‘살아계신 주’ 등의 화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한부연 사무총장 한창영 목사는 “한기총과 KNCC가 토론을 거듭하면서 합의한 것만 진행시켜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양측뿐 아니라 상설기구인 한부연이 ‘하나된 교회’를 위해 조금씩 양보해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

▼부활절 연합예배 남북교회 공동기도문▼

부활하신 주님, 주님을 찬미합니다.

수많은 상념과 고뇌로

격동하던 기나긴 죽음의 밤도

주님의 부활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어찌하여 살아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서 찾고 있느냐?”

이 말이 어찌 2000여 년 전에만

해당되는 말이겠습니까?

주님은 지금도 살아계셔서

만물을 새롭게 하시고

변화시키시는 분이십니다.

주님, 당신의 부활이

우리의 부활임을 믿는

남과 북의 교회에 힘을 주소서.

대립과 갈등으로 지난했던

분단의 세월을 걷어내시고,

이 땅의 평화를

이루어 내게 하소서.

지난 5년 동안 남과 북이

함께한 동반의 길은

민족의 강토를 지키는 일이며,

동북아 평화의 길이며,

나아가 세계의 평화를 위한 길이며,

주님께서 걸어가시는

평화의 길입니다.

부활과 생명의 주님,

우리 남과 북의 교회가 이루는

평화의 길을 보고

세상의 수많은 이들이

평화의 본을 배우게 하소서.

이 일이 결코 꿈이 아님을

믿습니다.

주님, 우리와 함께 하소서.

우리의 간절한 기도를 응답하소서.

우리 시대가 다 하기 전

이 땅에 평화를 주소서.

우리 모두가

서로 사랑하지 못하고

담을 쌓고 살아온 허물을

용서하여 주소서.

부활하신 주님을

함께 찬양하고 높이는 그 날이

속히 이르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조선그리스도교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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