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열풍,이젠 고급문화 접목시켜야…춘천서 한류 국제포럼

  • 입력 2005년 10월 21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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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연가’의 무대였던 강원 춘천시에서 한류(韓流)를 통한 아시아 문화공동체의 형성 방향을 모색하고 강원도를 한류의 거점지역으로 육성할 문화관광전략을 논의하는 국제학술대회가 열린다.

강원도와 춘천시가 주최하고 한림대 일본학연구소(소장 공로명·孔魯明)가 주관하는 ‘한류포럼 춘천이야기 2005’가 21, 22일 이틀간 춘천의 한림대와 두산리조트에서 개최된다.

이번 행사는 동아일보와 아사히신문, KBS와 NHK 등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언론사가 후원하고 한중일 학자와 언론인들이 대거 참가한다.

주요 참석자의 발표문 핵심 내용을 미리 소개한다.

시오카와 마사주로(鹽川正十郞·전 재무상) 도요(東洋)대 총장은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의 성공이 서로의 이해를 촉진하고 친근감을 가속화하면서 한류 붐이 일었다”며 한중일의 문화교류를 더욱 활성화할 것을 제의했다.

권오기(權五琦·전 통일부총리) 동아일보 부설 재단법인 21세기평화재단 이사장은 “한국에서는 일본인들이 조선을 뺏어먹으려고 만든 도로를 신작로라 불렀지만 지금 우리의 고속도로가 바로 신작로”라며 “양국 사람들이 이제는 ‘be(조건)’가 아닌 ‘do(성과)’의 관점에서 서로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재천(劉載天) 한림대 특임교수는 “대중문화와 연계된 한류는 상업주의와 연계된 보편주의, 젊은이 지향, 여성중심주의를 특성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대중문화 상품으로 대체 가능하다는 한계를 지닌다”며 “한국의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창조한 창작예술과 공연 등 고급문화의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과 중국의 전문가들은 한류의 원인과 전망에 대해 더 긍정적인 관점을 피력했다.

미나기 히로야스(皆木弘康) NHK 서울지국 프로듀서는 한국 드라마의 강세에 대해 “일본에서는 한주일 동안 방송되는 드라마가 10편 안팎인 데 비해 한국은 30여 편에 이르며 한국인들은 방송시간 도중의 중간광고 없이 집중해서 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왕윈샤(王云霞) 중국 런민대 교수는 “한때 한류에 심취한 청소년들을 ‘햇볕을 심하게 쬐어 일사병에 걸렸다’는 비판의 의미를 담아 ‘합한족(哈韓族)’이라고 불렀으나 최근에는 ‘대장금’의 예에서처럼 중국 정부 차원에서 그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는 한국 드라마에서 뿌리를 찾았다”고까지 말했다.

왕 교수는 “이는 한국 유행문화가 시대적으로 매우 앞서가면서 전통적 유가사상을 내포하고 있어 현대와 전통 사이에서 방향을 잃은 중국에 출구를 제시해 준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와카미야 요시부미(若宮啓文) 아사히신문 논설주간도 참여해 ‘언론의 자유와 내셔널리즘’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펼친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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